[지지대] 아동학대

정일형 사회부부국장 ihjung@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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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이냐, 상해치사냐 법조계와 누리꾼 사이의 논쟁이 뜨겁다. 의붓딸을 때려 숨지게한 울산 울주ㆍ경북 칠곡 계모 등에 대해 법원의 형량을 놓고 열띤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법원은 울산 사건은 징역 15년, 칠곡 사건은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검찰의 사형 및 징역 20년 구형에 비해 절반에도 못미치는 것이다. 검찰은 울주 아동학대 사건과 관련, ‘중형유지’를 목표로 항소에 나섰다.

범행에 비해 형량이 너무 낮을 뿐 아니라 국민들의 법감정에도 크게 못미치기 때문이다. 법원이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비난을 자초한 것이다. 경북 구미에서는 20대 아버지가 아내와 별거한 뒤 PC방에서 게임에 빠져 지내다 28개월 된 아들을 방치, 숨지게 했다가 구속되기도 했다.

 △인천에서는 ‘쓰레기 4남매’ 이야기가 회자되면서 다시금 아동학대에 대한 경종을 울리고 있다. 야간 요양병원 간호조무사로 일하는 어머니와 집 나간 아버지가 수년간 방치해 인분 묻은 이블과 옷가지 속에서 4남매가 영양실조에 걸린채 생활하다 주민의 신고로 어렵사리 구원의 손길에 다았다.

무려 이들 4남매의 생활공간에서 나온 쓰레기가 9톤에 달한다. 뒤늦게 모친은 뉘우쳤지만 아이들의 방임했다는 비난은 면키 어렵다. △아동학대가 사회문제가 된 것은 하루이틀이 아니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아동학대 신고건수는 2010년 9천919건에서 2011년 1만건을 넘은 뒤 2012년 1만943건에 달했고 이중 60%가량이 아동학대로 판정됐다. 지난해와 올해는 아직 집계가 되지 않았으나 아마도 이 수준은 족히 넘을 것으로 보인다. △부모는 양육의 책임을 져야 한다. 양육(養育)의 사전적 의미는 ‘보살펴서’ 자라게 한다는 의미다.

구타, 폭언, 방임 등 아동학대의 유형은 너무나 다양하다. 그러나 이 모두는 보살피지 않는 것에서 비롯된다. 아이들이 미래의 꿈이자 100년 대계(大計)라는 상투적인 말은 하고 싶지 않다. 배우 김혜자씨가 월드비전과 함께 전세계 고통받는 아이들을 돌본 뒤 펴낸 책 제목이 생각난다.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

정일형 사회부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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