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사위에 담아낸 여인 황진이

조선시대 최고의 명기이자 예인이었던 황진이가 경기도립무용단(예술감독 조흥동) 제16회 정기공연으로 다시 살아난다.

엄격한 유교관 속에서도 자유로운 삶을 살았던 황진이의 일대기를 무용극으로 승화시킨 ‘황진이’는 15일(오후 7시30분), 16일(오후 5시) 이틀간 경기도문예회관 대공연장에서 펼쳐진다.

작품은 황진이의 무덤을 지나는 백호 임제의 회상을 시작으로 황진이의 일대기를 짜임새 있게 그렸다.

특히 고서나 고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조선시대의 풍류와 전통 춤사위를 정갈한 독무와 화려한 군무 등으로 연출,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총 6장인 이 작품은 각 장을 따로 떼어놓고 공연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탄탄한 줄거리로 다양한 춤과 가락을 선보이며 벽계수, 지족선사, 서화답, 이사종 등 네명의 당대 명인들과의 사랑을 표현했다.

특히 다섯명의 황진이가 출연해 다섯 황진이의 독특한 성격을 만날 수 있으며, 각 장면의 정경을 부각시키기 위해 양반들의 한량춤을 비롯해 기생들이 추웠던 교방춤, 학춤, 상여놀이, 업풀이춤 등을 선보인다. 또 종교의식이 담긴 불교음악이나 황진이의 명시를 시조창으로 읊기도 한다.

1장에서는 임제의 시조창과 함께 황진이를 회상하며 추는 독무와 여인들의 진혼무가 무대에 오른다. 이어 황진이를 사랑하다 죽은 총각을 위로하는 업푸리춤이 펼쳐진다. 또 9명의 기생들과 황진이의 화려한 군무와 송도삼절인 서화담과 황진이와의 애뜻한 사랑도 빼놀수 없는 볼거리다.

군더더기 없이 시원스런 안무가 특징인 조흥동 예술감독은 “그동안 황진이는 연극, 뮤지컬 등에서 단순히 재능을 지닌 여인으로만 부각됐지만 이번 공연에선 한 시대를 풍미한 여자로서 인간 황진이를 재조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작품의 연출은 뮤지컬 ‘캐츠’, 국립창극단 창극 ‘효녀심청’ 등에서 뛰어난 연출력을 돋보인 서울예술대학 김효경 교수가 맡았으며, 대본은 각각 도립극단 ‘장군각시’를 선보인 홍원기가, 음악은 국악실내악단 슬기둥 멤버이며 서울무용제 음악상(1999)을 수상한 홍동기가 맡았다. 입장료 5,3천원. 문의 230-3242

/이형복기자 mercury@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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