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UE] 선택 6ㆍ4… 인천시장 선거

유, 침몰 사고 직전 안행부장관 ‘책임론’
송, 최근 측근비리 ‘시민의 시장’ 발목

제6회 전국지방선거 인천시장을 놓고 새누리당 유정복 후보와 새정치민주연합 송영길 후보, 통합진보당 신창현 후보 3명이 경쟁을 벌인다.

인천시장 선거는 박심(朴心)을 업고 나온 유 후보와 진보진영인 정의당과 야권단일화를 이룬 송 후보의 각축전으로 좁혀져 있다. 유 후보는 안정행정부 장관 등을 역임한 경력을 앞세워 ‘힘 있는 여당시장론’을 내세우고 있다.

유 후보는 박근혜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대통령의 복심(腹心)’으로 불린다. 대통령은 물론 장관, 국회의원 등 다양한 인적 네트워크를 갖고 있어 인천시장이 되면 많은 국고 지원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이 크다.

세월호 참사의 책임론이 불거지면서 사고 직전까지 안전행정부 장관이었던 것과 정치적 배경이 김포인 것은 불리한 점으로 꼽히고 있다. 송 후보는 ‘숙련공론’을 펼치고 있다.

민선5기 4년동안 인천시정을 속속들이 파악한 만큼 앞으로 4년을 바라보는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다는 장점을 내세우고 있다.

송 후보는 또 ‘인천시민의 인천시장’으로 유 후보에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대통령이나 여당의 힘을 등에 업으면 인천시를 위한 정치를 하는 것이 아니라 대통령이나 여당을 위한 정치를 할 수밖에 없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9월에 열리는 2014인천아시아경기대회에 북한팀이 참가하기로 한 것 등도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측근비리 등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점은 약점이 되고 있다. 양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박빙대결을 펼치고 있기 때문에 통합진보당 신창현 후보가 얼마나 득표하는 지도 당선에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유정복, 소탈한 이미지 강점… 송영길, 뛰어난 현장교감 능력 무기

유정복 후보의 최대 강점은 소탈함이다. 푸근한 인상에다 남을 속이거나 거짓말을 할 줄 모를 것 같다. 유 후보는 한번 맺은 인연을 소중히 여긴다는 평도 받고 있다. 주변에 20~30년 지기들이 많으며 아직도 김포군수, 시장, 국회의원을 하며 알게 된 주민들이 찾아오면 포장마차에서 소주 한잔하며 담소하기를 즐긴다.

유 후보는 고위직이 청문회를 할 때마다 단골로 등장하는 위장전입, 투기, 병역기피 등으로 곤욕을 치른 적도 없다. 이명박 정부시절 친박계 몫으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으로 내정돼 청문회에 섰을 때 야당의원들로부터도 “이런 장관 후보는 처음 본다”며 칭찬을 받았고 여야 만장일치로 청문서 보고서를 채택한 일화는 유명하다.

유 후보는 경력 또한 화려하다. 임명직, 선출직 군수, 시장을 역임하고 두 번의 장관, 3선 국회의원을 거치면서 쌓은 행정, 정치 경험은 커다란 자산이다.

유 후보는 신중하지만 일단 결심하면 무섭게 밀고 나가는 강한 추진력을 강점으로 꼽는다. 농식품부 장관 임명 후 두 달도 되지 않아 구제역이 발생하자 장관실에 야전침대를 갖다 놓고 진두지휘, 조기 진화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야당과 언론에서 구제역 파동 때 사퇴 공세를 펴자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면서 사퇴 의사를 표명한 후 미련없이 장관직을 사퇴하기도 했다.

송영길 후보의 무기는 뛰어난 현장교감 능력이다. 송 후보는 인터뷰를 하면서 “임기 4년동안 ‘처음’이라는 말을 참 많이 들었다”고 수차례 강조한 바 있다. 일주일에서 두서너번씩 지하철로 출퇴근을 하는 점이나 옹진군 7개면의 섬을 다 돌아본 유일한 시장이라는 점은 송 후보가 내세우는 으뜸 상징이다.

한센인들이 모여살고 있는 부평농장을 찾았을 때나 경로당, 노후 아파트단지 등을 방문했을 때도 ‘시장이 온 게 처음’이라고 반기던 주민들의 이야기를 항상 자랑스럽게 꺼내놓는다. 눈코 뜰 새 없는 와중에도 현장에서 답을 찾으려는 노력이 엿보인다는 것이 가장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다.

재정위기 속에서 취임한 송 시장은 검소함도 미덕으로 꼽힌다. 재원을 아껴야 한다는 막중한 책임감을 안고 있기 때문에 스스로 월 직책수당 95만원을 반납했고 출장길 비행기 좌석도 항상 3등석만 탄다.

국제도시를 꿈꾸는 인천시의 수장답게 외국어 능력도 뛰어나다. 영어, 중국어, 일본어, 러시아어, 불어 등을 수준급으로 구사한다.

직접 글로벌기업 대표와 의견을 나누거나 유엔 녹색기후기금 등 국제기구 관계자들과도 통역없이 의사소통을 할 정도여서 투자유치 일등공신으로 꼽히기도 한다.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는 송 시장의 송도 추천론에 이끌려 공장 부지선정 막바지 단계에서 송도행으로 틀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송 후보는 새정치 진영에서 손꼽히는 차세대 대권주자라는 무게감도 있다. 인물이 없다는 인천에서 지역을 넘어 대한민국을 대표할 수 있는 정치인으로의 성장가능성도 무시하기 어렵다. 

박빙대결 승기잡을 전략은?

유정복 후보측은 이번 선거를 진정성 있는 정책과 행동으로 시민들에게 다가가는 방식으로 치른다는 계획이다.

유 후보는 본격적인 선거운동이 시작되면 시민들에게 왜 출마하게 됐으며 어떤 모습의 시장이 될 것인지를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

유 후보는 인천시장 출마를 결심한 것에 대해 어떤 정치적 욕망이나 자리욕심이 아니라 고향 인천의 위기를 외면할 수 없어서였다고 여러차례 밝힌 바 있다.

유 후보는 이번 선거운동에서 지연, 학연 등을 멀리하겠다고 공언했다. 시민 모두에게 앞으로 인천이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며 우리 후손들에게도 어떤 모습의 인천을 물려 주어야 할 할 것인지를 설득해 표심을 얻겠다는 전략이다.

유 후보의 공약을 보면 인천의 비전을 키울 수 있는 대형 공약이 많다.

수인선과 경부고속철도를 연결해 인천발 KTX를 도입하고 인천~강릉 준고속철도를 전액 국비로 건설한다는 공약을 제일 먼저 내세웠다. 또 지하철 7호선을 청라까지 연장하는 방안과 지난 총선 새누리당 공약이었던 경인고속도로 지하화와 통행료 폐지도 다시 들고 나왔다. 

시장 직속으로 민간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투자, 기업 유치단’ 구성, 항공산업융합클러스터 구축, 시 예산의 10% 교육예산 배정, 장학기금 500억 원 조성, 24시간 보육시설 확대, 감사 공개 채용, 부채담당 부시장제 도입 등도 눈여겨볼 만 하다.

유 후보는 “이번 6.4 지방선거는 인천이 전진하느냐, 퇴보하느냐를 가름하는 중대한 선거”라며 “누가 인천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인천을 세계적인 도시로 키울 수 있는 후보인지가 선택 기준이 되어야 한다고 본다. 중앙정부와 ‘홀대론’ 등으로 각을 세울 것이 아니라 힘을 합해 인천을 살찌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송영길 후보가 내세우는 선거전략은 ‘숙련공론’과 ‘설거지론’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지난 4년동안 현장 곳곳을 파고들어 시정을 이해하고 전략을 고심했던 경험과 지식을 인천시가 써먹지 않는다는 것은 손해라는 것이다.

송 후보는 ‘큰 일을 앞두고 장수를 바꾸지 않는다’라는 말도 즐겨 쓴다.

9월 열리는 2014인천아시아경기대회(AG)를 염두에 두고 하는 말이다. 인천시가 재정난에 부딪히면서 인천AG는 여러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서구주경기장 건설비 국비를 1천300억 원 상당 따내는 성과를 냈고 경기장 완성도도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무엇보다 북한팀이 인천AG 축구종목에 참가하겠다는 의향을 전했다.

지금 시장을 바꾼다면 인천AG를 준비하는 데 혼란을 초래할 수 있고 북한과 지속적으로 관계를 이어온 현 시장이 마무리 해야한다는 게 송 후보 측의 주장이다.

‘설거지론’은 송 시장이 지난 4년 임기동안 얼마나 힘들게 시정을 이끌어왔는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표현이다.

‘전임 안상수 시장이 벌여놓은 재정난과 분식회계 등을 송영길이 정리하고 해결했다. 앞으로는 송영길의 정치를 펼칠 시간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실제로 인천시 재정은 위기에서 많이 벗어나고 있는 모양새다.

인천시 부채(영업부채 포함)는 2010년 9조4천550억 원에서 2012년 결산 기준 13조916억 원까지 치솟았으나 지난 2013년 결산기준으로 12조6천588억 원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이밖에도 송 후보는 ‘인천시민들의 인천시장’으로 대응하겠다는 전략을 갖고 있다. 대통령이나 여당의 힘을 등에 업으면 인천시를 위한 정치를 하는 것이 아니라 대통령이나 여당을 위한 정치를 할 수밖에 없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송 시장은 “인천시민들의 힘으로 뽑아준 인천시장만이 인천을 위해 그 힘을 발휘한다”며 “견제와 균형 차원에서도 지방 권력까지 중앙에 넘겨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피력했다.

글 _ 김창수·김미경 기자 kmk@kyeonggi.com

사진 _ 장용준 기자 jyjun@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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