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금리시대’ 도래… 이자 생활자·연금보험 가입자 ‘직격탄’

韓銀 기준금리 0.25%p↓… 시중銀 예금 금리 1%대 우려

금리가 낮아질 대로 낮아진 상황에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p 인하하면서 시중은행 예ㆍ적금 상품의 금리가 1% 대에 불과한 ‘초저금리 시대’의 도래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노후자금 운용을 통해 생활하는 이자생활자와 연금 및 보험 가입자, 고정금리로 돈을 빌린 대출자들의 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행은 지난 14일 지난해 5월 이후 1년 3개월째 연 2.50% 수준을 유지해왔던 기준금리를 연 2.25%로 인하했다. 이로써 기준금리는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지속됐던 지난 2010년 11월 이후 3년 10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에 따라 현재 2%대 초반에 불과한 시중은행 예ㆍ적금 상품의 금리도 더욱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시중은행의 예금 금리가 1%대에 불과한 초저금리 시대가 도래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초저금리 시대’가 도래할 경우 가장 큰 피해를 볼 것으로 예상되는 계층은 노후 자금을 예금해 놓고 이자로 생활하는 은퇴자들이다. 금리가 3~4% 수준이었던 4~5년 전과 비교해도 이자 소득이 절반 수준으로 줄어드는 상황에 직면한 셈이다. 여기에 물가 상승률까지 고려하면 사실상 마이너스 금리라고 봐도 무방하다.

은퇴자 박모씨(65)는 “노후 자금을 원금 손실 위험이 큰 펀드 등에 투자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예금에 묶어 두자니 돈을 까먹게 되고 도대체 어디다 돈을 투자해야 할 지 막막하다”고 불평했다.

연금과 보험 소비자의 한숨도 깊어지게 됐다. 금리가 떨어지면 보험사들의 자산운용수익률이 떨어질 수밖에 없어 보험 공시이율이 하락하기 때문이다. 공시이율이 하락하면 보험 가입자에게 주는 보험금이나 중도해지 때 받는 환급금이 줄게 된다. 또 연금상품 가입자의 연금 수령액도 줄 수밖에 없다.

종전과 같은 보험금을 받기 위해서는 더 많은 보험료를 내야 하고, 같은 보험료를 내더라도 더 적은 연금이나 보험금을 받게 된 셈이다.

이와 함께 고정금리형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대출자들도 금리 인하 소식이 반가울 리 없다. 변동금리로 대출을 받았을 때에 비해 높은 이자를 물게 됐기 때문이다.

이처럼 초저금리 시대의 도래로 재산상의 손해를 보게 된 계층이 늘면서 고 위험 상품에 대한 투자가 늘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초저금리 시대가 도래하면 정기예금의 메리트가 사라져 예금만 고집해 온 고객들의 이탈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투자상품의 위험도를 잘 파악한 뒤 투자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민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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