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앞 ‘폐건전지 수거함’ 쓰레기만 가득

대부분 멋대로 설치 흉물 전락 외부는 학원 광고물로 도배 
수원지역 주민 “차라리 철거를”

경기도내 학교 앞 곳곳에 설치된 폐건전지 수거함이 쓰레기통으로 전락, 도심 속 흉물이 되고 있다.

더구나 이러한 건전지 수거함 대부분이 허가 없이 설치되거나 불법 광고판으로 이용되면서 정화구역인 학교의 미관을 해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25일 오전 11시께 안산시 강서고등학교 앞.

학교 담벼락 앞에 자리 잡은 버스정류장 옆에는 어른 허리 높이의 초록색 건전지 수거함이 설치돼 있었다.

그러나 내부를 살펴보자 건전지는커녕 각종 쓰레기가 투입구 밖에서도 보일 정도로 잔뜩 쌓여 있었다.

종이컵과 아이스크림, 비닐봉지는 물론 막걸리 통까지 쓰레기로 수북했고, 수거함 외부에는 영어와 수학을 가르치는 학원 광고물까지 덕지덕지 붙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수원 남수원초등학교 앞 건전지 수거함도 상황은 비슷했다.

학교 앞 인도에 설치된 수거함은 문조차 잠겨 있지 않아 버튼을 누르자 문이 열리면서 안에 있던 건전지가 쏟아졌다.

내부에는 건전지뿐만 아니라 먹다 버린 과자 봉지, 음료 캔에 심지어 담뱃갑까지 나왔다.

또한 수거함 외부에 공부방, 수학교실 등 각종 사교육 업체 광고가 붙어 있어 건전지 수거함이라기보다는 광고판으로 활용되는 듯했다.

이와 함께 지동초등학교 후문에 설치된 건전지 수거함도 각종 쓰레기로 점령돼 투입구 밖까지 쓰레기가 쏟아지려 했고 수거함 문은 녹이 슬어 열리지 않는 등 관리가 전혀 안 된 채 방치되고 있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폐건전지 수거함을 철거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주민 L씨(58)는 “어린 학생들이 다니는 학교에 담뱃갑과 술병이 들어 있는 건전지 수거함이 말이나 되는가”라며 “활용도도 낮은데 관리를 제대로 못 할 거면 차라리 없애는 것이 낫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관할 지자체 관계자는 “학교 주변 건전지 수거함 등에 붙어 있는 옥외광고물은 원천적으로 불법”이라며 “해당 수거함 등을 확인해 적법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이관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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