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대북전단 살포
[데스크 칼럼] 대북전단 살포
  • 정일형 사회부 부국장 ihjung@kyeonggi.com
  • 입력   2014. 10. 16   오후 9 : 00
  •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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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 단체들이 대북전단을 살포하자 DMZ주변 주민들이 반발하고 나선 것은 당연지사다. 이유는 간단하다. 이들 단체들의 대북전단 살포가 무조건적으로 잘못됐다고 하기는 어렵겠지만, 그 피해가 주민들의 생활상에 그대로 반영된다면 이는 심사숙고해야할 부분이다.

대북전단 살포를 둘러싼 해당 지역주민과 탈북자 단체간의 갈등은 어제 오늘 이야기는 아니지만 이렇게까지 사회문제로 대두된 것은 지난 10일 발생한 북한의 고사총 총탄이 연천지역 주민들의 생활공간에 떨어져 실질적인 위협이 입증됐기 때문이다.

당일(지난 10일), 연천군 중면사무소 옆 민방공대피소에 북한이 공중으로 사격한 14.5㎜ 고사총 실탄 2발이 떨어져 주민들이 긴급 대피했다. 대북 전단이 실린 ‘북한동포직접돕기운동 풍선’이 북한 쪽으로 날아 가자 이를 떨어뜨리기위해 고사총을 발사한 것이다.

연천지역 주민들은 즉각 반발했다. “(대북전단 살포에 의해)피해를 보는 것은 주민들뿐이다. 정부의 자제요청을 듣지않고 공개적으로 대북전단을 뿌리는 사람은 처벌해야 한다”고 강력한 전단살포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불안은 연천지역에만 그치지 않았다. 파주지역 주민들도 반발에 합세했다. 특히 탈북자단체들의 대북전단살포 단골지인 임진강, 오두산 통일 주차장 인근지역 상인들은 ‘생업우선’을 천명하며 앞으로 대북 전단살포에 대해 물리적 저지를 천명, 향후 탈북자단체들과의 마찰도 우려된다.

이들은 “결국, 예상하던대로 올 것이 왔다. 북한이 바뀌는 것도 필요하나 당장 우리들의 생업이 우선이다. 그렇게 대북전단 살포를 말렸는데 탈북자단체는 들은 척 만척 막무가내로 대북전단을 살포해 피해를 보게 생겼다. 당국이 하지 못하면 상인들이 힘을 합쳐 대북전단살포를 철저히 막겠다”고 선언했다.
주민들의 불안감이 극에 달하고 있는 것이다.

대북전단 살포는 그 수를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이전에도 많았다. 연천과 파주지역에서 풍선을 띄우기 전에 인천아시안게임 도중에 있었고 아마도 연말을 맞아서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전단살포가 계속된다면 북한의 반발은 더욱 격렬해질 수밖에 없다.

전단 속칭 삐라의 내용이 처음부터 끝까지 북한 체제의 비판은 물론이고 북한 최고지도자들을 향한 욕설로 가득차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요즘에는 전단지 뿐만 아니라 CD, 이동식 저장장치, USB와 마이크로칩까지 들어있다고 하니 북한에 있어서는 더욱 자극적일 수 밖에 없다. 북한 최고 지도층들까지 나서 군사력을 앞세운 물리적 응징을 시도때도 없이 운운하고 있는 이유다.

물론, 북한도 대남전단을 살포했었다. 요즘은 찾아보기 힘들지만 어렸을 적에 삐라를 주워 신고하면 소정의 선물(?)을 받았던 기억이 생생하다.

하지만, 이제는 과연 이러한 대북전단 선전전이 어느정도 효과가 있는지 의문이다.
이미 북한에서 남한의 드라마나 뉴스까지 암암리에 시청하고 있는 마당에 풍선 속 전단이 북한 주민들의 사상과 이념, 체제를 얼만큼이나 바꿀 수 있을지?.

대북전단 살포의 최종 목표는 아마도 통일일 것이다. 대북전단 살포가 일부 효과가 있다 할 지라도 통일추진의 요체는 분명 아니다. 오히려 남북간 화해무드에 찬물을 끼얹는 의 ‘미운 오리새끼’일때가 더 많아 보인다.

전문가들은 올초 남북고위급 합의 핵심내용이 상호비방 중상 중단이었다며 대북전단 풍선 날리기를 자제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남북고위급 합의 이후에도 계속되는 대북전단 살포가 결국은 실제 총격전까지 불러 온 만큼 전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행위는 누구에게도 호응을 받을 수 없다.

탈북자 단체들은 여전히 대북전단 살포를 중단할 이유가 없다며 강경한 자세를 보이고 있지만, 이제는 주민들의 이야기에도 귀를 기울이는 성숙함도 보여주길 바란다.

정일형 사회부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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