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시 등교, 이후 두달] 추진 과정 및 남은 문제점

독불장군식 등교시간 변경 부작용 우려 맞벌이가정 등교대책 마련 등 개선책 필요

학생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바탕으로 시작된 9시 등교는 추진 과정에 대한 문제제기와 맞벌이 가정의 여전한 불만 등 아직도 좁혀나가야 할 이견의 폭이 큰 편이다.

이재정 교육감이 취임한 이후 두달여만에 경기지역 90%의 학교가 급작스럽게 9시 등교를 시행하면서 교장 재량권에 대한 논란이나 학교 현장의 부작용, 맞벌이 가정에 대한 대안 등의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됐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문제제기는 지난 16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가 진행한 경기도교육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수차례 지적된 바 있다.

정책 집행 과정에서 교육계의 충분한 의견수렴 없이 ‘독불장군’ 식으로 9시 등교를 진행하고, 갑작스러운 등교시간 변경에 따른 가정의 혼란 등 부작용에 대한 대책도 마련돼있지 않다며 여당 의원들이 앞다퉈 우려를 표한 것이다.

새누리당 이종훈 의원은 국감 질의에서 “이 교육감은 자율적으로 시행하기로 한 것이기 때문에 강압적으로 한 적이 없다고 할 수 있지만, 정작 교육현장은 그렇게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총 수업시수를 줄이지 못한다면 ‘9시 등교’ 정책은 ‘조삼모사’일 뿐이므로 교육부와 적극적으로 협의해서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유재중 의원 역시 “미성년자들에게 부지런한 습관을 키워줘야 할 부분도 있고, 맞벌이 가정이 어려움을 겪는 부분도 고려했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다.

여기에 정의당 정진후 의원은 “학교 문화를 바꾸려는 노력은 인정한다”면서도 “교육과정 정상화를 위해 교육과정 운영계획이 수립되기 이전에 이같은 변화를 권고해야 한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우려와 불만을 토로하는 학부모들의 목소리도 여전히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맞벌이 학부모들은 등교시간이 늦춰지면서 아이들이 지각을 하거나 점심시간이 늦춰지는 것, 통학버스의 혼잡성 등에 대한 우려는 물론 학교에 일찍 보내도 제대로 된 프로그램이 없을까봐 우려하기도 한다.

수원에서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박모씨(44ㆍ여)는 “9시 등교를 시행한 뒤 도서관에 가봤자 별다른 프로그램이 없어 아이들이 등교 준비를 다 하고도 20~30분간 멍하니 있다가 학교에 가곤 한다”며 “일찍 가는 학생들이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학교에서 다양하게 만들어줬으면 좋겠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이지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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