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복합 창조도시’가 답이다
수원에서 발전 잠재력이 가장 많은 ‘서수원권’이 진정한 수원의 미래 먹거리로 떠오르기 위해선 건강과 문화, 녹색, 첨단 등이 어우러진 ‘융복합 창조도시’로 조성돼야 한다는 미래전략이 제시됐다.
12월 23일 경기일보가 주최하고 수원시가 후원한 ‘서수원권 지속가능 발전을 위한 미래비전 좌담회’에서 이 같은 논의들이 오갔다.
이날 좌담회에는 이재준 수원시 제2부시장의 발제에 이어 권용우 성신여대 지리학과 교수의 사회로 배웅규 중앙대 도시공학과 교수, 김익균 협성대학교 아동보육학과 교수, 김현 단국대 녹지조경학과 교수, 정규상 협성대 시각디자인학교 교수, 정수진 수원시정연구원 연구위원, 최종식 경기일보 편집국장 등의 토론자들이 열띤 토론을 벌였다.
서수원권 개발 구상안 평가
김현 단국대 녹지조경학과 교수는 “(수원시의 서수원권 개발구상이)도시성장을 위한 자립구조 매김에 중요한 맥락을 잘 짚었다”고 밝혔다. 이어 정수진 수원시 시정연구원 연구위원은 “서수원권의 굵직한 현안 문제를 단계별로 추진하기 위한 그림을 만들었다는 점이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최종식 경기일보 편집국장은 “서수원권의 장기 종합발전 계획은 행정이 담당해야 할 분야에 대한 개발 방향을 잘 제시하고 있어 이를 통해 무분별하게 이뤄질 수 있었던 난개발을 차단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배웅규 중앙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융복합 창조도시로의 구체적인 추진전략이 추후 수립돼야 하며 건강도시, 문화도시, 녹색도시, 첨단도시 등 4대 비전의 목표와 실천전략이 혼재돼 있는 부분이 있어 이를 명확히 정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수원권 개발을 위한 조직구성과 재원부담
배웅규 교수는 “현재 제안된 서수원 발전방향이 프로젝트 단위로 제시되고 있으나 이를 효과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계획이나 실행조직 등은 제안되지 않았다”면서 “제시된 발전방향 실천을 위한 실행계획과 실천조직(TFT) 구성 등 후속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구했다.
이에 정수진 연구위원은 “동시 다발적으로 추진되는 각 사업에 대해 총괄 계획가를 둠으로써 프로그램의 중복 투자를 막고 일관된 공간 계획을 통해 수준 높은 공간복지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며 “이러한 전문가의 개입으로 개별 사업을 실질적으로 동일한 디자인 모티브로 연결시켜 나갈 수 있다면 도시 디자인 측면에서도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부언했다.
이와 관련, 이재준 수원시 제2부시장은 “수원 비행장을 이전하는데 드는 비용은 7조1천억 원으로 추산되고 있다”며 ”하지만 실제적으로 시가 부담할 부분은 정책계획 비용 20억~30억 원이며, 공공기관 이전에 드는 비용 역시 시는 계획 비용 2천만~3천만 원”이라고 말했다.
서수원 개발과 복지
김현 교수는 “저출산과 고령화가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으며 특히 서수원 지역에는 행동권이 좁은 독거노인과 육아 세대가 많아 이에 대한 생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육아, 지역 내 이동 지원, 물류 이동, 간단한 생활 쇼핑 등 서비스 수요 증대가 예상되는 만큼 이러한 서비스를 무상이 아닌 유상으로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일정 범위의 지역사회 안에서 재화와 서비스가 교환될 수 있는 순환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익균 협성대학교 아동보육학과 교수 역시 “지방자치의 실시는 사회복지 정책의 차원에서 볼 때 정책수요의 양적 증대와 지방적 특수 욕구의 다양화를 의미하게 돼 지역사회 차원에서 주민 복지에 대한 책임과 역할이 불가피하게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어 그는 “주목할 만한 것은 조부모와 손자·손녀가 함께 사는 조손 가정의 증가인데, 이에 따라 노인시설과 아동복지시설을 함께 이용할 수 있도록 ‘서수원형’ 복지 타운의 모델을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친환경적으로 개발해야
최종식 편집국장은 “예로부터 ‘농업의 메카’였던 서수원의 그린 에너지, 생태 등의 이미지를 활용, 농업 박물관이나 농촌 체험농장 등 시민들이 이를 직접 체험할 공간과 프로그램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들은 정수진 연구위원은 “칠보산과 황구지천, 서호천을 비롯한 서수원권의 자연자원과 역사성, 자원을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이러한 자원을 종합적으로 연결하는 구상이 매우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권용우 성신여대 지리학과 교수 역시 “에그로시티와 그린토피아의 이미지를 담아 단순한 농업이 아닌 현대 농업, 신농업, 첨단 농업으로 발전시켜 나가면 그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고 친환경적 개발이 가능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복지·평등·안전 디자인을 고려해야
정규상 협성대 시각디자인학과 교수는 “서수원권은 동수원권에 비해 도시화가 덜 진행됐다는 점에서 높은 수준의 주거 환경을 갖출 수 있는 잠재성과 위험성을 동시에 지녔다고 볼 수 있다”며 “풍부한 자연 자원과 역사 자원도 보유, 이에 적합한 도시 디자인의 역할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세 가지 공공 디자인 안을 제시했는데 우선 서수원권의 편의·문화시설 부족을 감안해 한 공간을 노인의 일터에 어린이들이 참여하는 등 모든 세대가 이용할 수 있는 시설 구조와 용도 복합화의 ‘복지 디자인’을 통해 지역 주민의 커뮤니티와 여가·문화 활동을 조성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마지막으로 가로등이나 감시 카메라 확충에서 나아가 블록 사이, 또는 슬럼화 된 광장에 유명 카페나 레스토랑을 입점 시키는 등 안전 디자인을 접목시켜야 한다고 설명했다.
글 _ 박수철·김예나 기자 사진 _ 김시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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