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 러브호텔 난립 원인, 전망
일산 러브호텔 난립 원인,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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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 일산신도시에서 지난 6월 부터 본격 불붙기 시작한 러브호텔 논란이 전국으로 확산됐다. 주민들은 해답도 일산에서 먼저 제시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주민 스스로 주거 및 교육환경을 지키려는 무해주의(無害主義) 운동이 왜 시작됐고 대책은 무엇인지 긴급 점검한다.<편집자주>







◇일산 러브호텔 난립 원인



최근에 문제가 되고 있는 지역은 인구 25만여명의 일산신도시. 자유로와 지하철역을 끼고 대화동에 8개, 백석역에 2개, 주엽역과 정발산역 앞에 각 1개소의 러브호텔이 영업중이며 경의선 탄현역 앞에는 10개가 한꺼번에 허가돼 건축중에 있다.



미착공 4곳까지 포함하면 인구 1만명당 러브호텔 1곳 꼴이다.



왜 이렇게 많은 러브호텔이 일산에 집중적으로 들어서는 것일까.



두 가지로 요약된다. 러브호텔은 5곳에 달하는 대형나이트클럽과 퇴폐음란 우려가 있는 100여곳의 룸싸롱형 단란주점 때문이다. 또 대낮에 러브호텔을 이용하는 수가 밤 못지 않은 점을 감안할 때 성인남녀의 탈선문화가 심각한데서 찾을 수 있다.



러브호텔은 잠자기 위한 숙박손님은 절대 사절이다. 수익을 극대화 하기 위해 1∼2시간씩 쉬어가는 손님만 받는다.



그런데 유흥업소와 러브호텔이 더 많은 수원시에서는 러브호텔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 왜 일산 부천 성남 등 신도시 지역에서 주로 발생하는 것일까.



대체적인 의견은 대규모 택지개발 당시 수립된 토지이용계획의 잘못 때문이다. 일산의 경우 한국토지공사는 숙박업소가 들어 설 수 밖에 없는 상업지역을 완충지대 없이 아파트단지와 학교에 붙여 놓았다. 필연적으로 주거 및 교육환경을 해치도록 만든 것이다.



또 지난해 12월 부터 시행되고 있는 ‘고양시 준농림지내 숙박업 설치 금지 조례’는 러브호텔이 도시 외곽에서 중심으로 옮겨오게한 원인이다.



여기에다 건축법에 따라 적법하게 허가 신청된 경우 막을 수 없다며 주거환경 문제를 뒷짐져온 고양시 담당 공무원들에게 책임이 무겁다는게 중론이다.







◇무엇이 문제인가



지난 9월 전교조 고양시지부에서 관내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절반이상이 러브호텔에 출입하고 싶은 충동을 느꼈으며 일부는 이성친구 등과 출입했다는 충격적인 응답을 했다. 학교환경위생정화구역(학교 정문으로 부터 200m이내)에는 숙박시설이 들어설 수 없는데도 상당수가 교육환경에 직접 영향이 없을 경우 예외로 하는 단서 조항을 이용해 건축허가를

받았다.



이에따라 학부모들은 통학로 주변에 위치한 러브호텔로 부터 자신의 아이들이 무엇을 배우겠느냐며 집단반발에 나섰다. 이후 러브호텔 근처 아파트는 매매 임대도 잘 안돼 가구당 2천만원 내외의 막대한 재산적 손실까지 입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심규현 고양시의원(대화동)은 “폭 8m 짜리 도로 하나를 두고 러브호텔과 마주보고 있는 아파트에 살고 있는 주민들은 밤에 휘황찬 네언사인 때문에 정서불안 등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며 문제의 심각성을 지적하고 있다.







◇대책



최근 대화동 숙박업주 10명은 시에 러브호텔의 시가 매입 방안 마련 등을 요구하는 진정서를 제출했다. 이들은 진정서에서 주민들의 계속된 시위로 영업피해가 크다고 주장하면서 시위 방지 대책 마련과 함께 그동안의 피해액을 허가권과 영업권 보호에 책임이 있는 고양시가 보상해 달라고 요구했다. 업주들은 특히 시위가 계속돼 더 이상 영업이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시가(時價) 매입하는 방안을 강구해 줄 것을

요청했다.



‘러브호텔 및 유흥업소 난립 저지 공동대책위(공동대표 김인숙)’와 주민들 역시 그동안 시에 영업중이거나 시공중인 숙박업소의 허가 취소와 매입을 요구했었다.



그러나 시는 “화려한 조명 등으로 주민 감정을 거스른 업주들의 책임도 있다”며 “시가 매입은 최소 1천억원에 달하는 비용 조달 방안은 물론 법적인 뒷받침도 없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답변했다.



이에따라 단체장이 건축허가를 제한 할 수 있는 권한을 다시 부활하고 지금이라도 상업지역을 보다 세분화하여 주거 및 학교 인근에는 유해시설이 들어 설 수 없도록 해야한다. 또 이미 영업중인 러브호텔 및 유흥시설은 일정지역에 집단화시키거나 지방세 감면 및 납부 유예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하며 업종전환을 유도해야 한다.



공대위 주장대로 숙박업소 36개소를 매입할 경우 재원 마련이 난감하다. 독일의 경우 주거환경을 해치는 시설을 매입해 도서관이나 병원 등 주민편의 시설로 바꾸고 있으나 주민 등 각계 대표가 만나 합리적이고 우리 실정에 맞는 실현 가능한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







◇황교선 고양시장 인터뷰



“미착공 숙박업소의 용도변경 및 중심 상업지역으로 이전하는 문제가 제대로 업주와 협의되지 않을 경우 허가 취소하는 방법을 고려할 예정이다. 그러나 건축중이거나 영업중인 시설의 폐쇄는 큰 부담이 예상된다.”



황교선 고양시장은 “건축중이거나 영업중인 시설은 정부 차원에서 법률이 개정돼 가는 것을 봐 가며 의회와 협의해 처리 방안을 내놓겠다”면서 “당장 어떤 결과를 내놓으라는 공대위 측의 요구는 지나치다”고 말했다.



특히 황시장은 “지난해초 정부가 단체장의 건축허가 불허권을 규제완화 차원에서 삭제하고 한국토지공사가 도시설계를 부적정하게 한 문제에 대해서는 지적을 하지 않고 물리적 힘으로 시만 몰아부치는 것은 바람직 하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또 “주민들이 모든 숙박시설의 폐쇄를 요구하고 있으나 1천700억원의 재원이 필요한 만큼 정부의 도움없이는 실현 불가능하다”며 난색을 표명했다.



황 시장은 이밖에 “시민단체들이 마치 고양시가 러브호텔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려는 것으로 호도하고 있으나 그동안 시는 학교 인접 숙박시설의 신축을 금지하고 음식점을 숙박시설로 업종 변경한 다수의 신청을 반려했다”고 말했다.



황 시장은 “숙박시설의 용도변경·이전·폐쇄 등은 정부에서 재정과 제도적 뒷받침이 있어야 하며 매입해야할 경우에는 일산신도시를 개발한 건교부 한국토지공사와 협의하여 비용을 분담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고양 러브호텔 및 유흥업소 저지 공동대책위 김인숙 공동대표 인터뷰



“황교선 고양시장은 아직 러브호텔 난립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려는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고양시 러브호텔·유흥업소 저지 공동대책위원회 김인숙 공동대표(46·고양 여성민우회 회장)는 “러브호텔이 모두 폐쇄될 때 까지 지방세 납부 거부 운동과 시장 퇴진 운동을 벌이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위원장은 “주거지역과 학교 인근 러브호텔을 중심상업지역으로 이전하려는 시의 방안은 미봉책에 불과하다”며 “미착공 및 신축중인 러브호텔은 즉시 허가 취소하고 영업중인 것은 용도변경하거나 시가 매입한뒤 폐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러브호텔 추방 운동은 고양 살리기 운동”이라면서 “시가 주민 요구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우선 이달말 납부기한인 재산세를 내지 않고 여의치 않을 경우 주민세 자동차세 등 모든 지방세 납부를 거부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특히 “주민 생활환경을 우선시 하는 정책을 시행한다면 러브호텔 등 유흥업소의 신축을 막고 기존 업소는 완전히 폐쇄할 수 있다”면시 황시장의 결단을 촉구했다.



이밖에 김 위원장은 “지난해 초 대화동에서 러브호텔과 관련한 민원이 처음 발생했을 때 도시설계지침 변경 등 적절한 조치를 취했더라면 지금 상황 처럼 악화되지 않았을 것”이라며 담당 공무원 해임 등을 요구했다.



/고양=한상봉기자 sbhan@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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