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 “정상회담 성사 위해 먼저 손 내밀면 한국민 공감” 아베 “좋은 생각… 피해 할머니들 아픔 잘 알고 있어”
외무성 초청으로 일본을 공식 방문 중인 남경필 경기지사가 10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만나 한일 정상회담 성사를 위해 위안부 문제에 대해 전향적으로 접근할 것을 제안했다.
남 지사는 이날 오후 3시께 총리 관저를 방문, 30분 동안 비공개로 아베 총리와 환담했다. 이 자리에는 야치 쇼타로(谷內正太郞) NSC(일본 국가안전보장국) 국장이 배석했다.
남 지사는 “총선도 압승하고 정치적으로 기반이 탄탄한 상황이니 먼저 손을 내밀면 한국 국민이 공감할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과 정상회담에 먼저 나서달라”고 말했다.
이에 아베 총리는 “박 대통령과의 조속한 정상회담을 희망한다”고 화답했다. 이어 남 지사는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경기도 광주 나눔의 집에 살고 계신다. 위안부 문제는 여성인권이라는 인류보편적 가치로 보고 대응해 나가면 한국민에게 많은 공감을 얻을 것”이라며 “정상회담 성사를 위해 전향적으로 접근해 달라”고 제안했다.
남 지사는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위한 펀드 조성 등) 일본이 과거에 가져온 해법에 대해 다시 평가해보며 해결책을 만들어보자”고도 제안했다. 아베 총리는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형언할 수 없는 아픔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했고, 남 지사가 정상회담 성사를 위해 제안한 방안에 대해서는 “좋은 생각(英智)”이라고 답했다.
아베 총리가 한국의 지방자치단체장을 단독으로 접견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어서 면담 성사 과정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남 지사는 방일 기간 일본 정계 인사들에게 “박 대통령이 시·도지사 만찬에서 ‘(한일관계와 관련해) 중앙이 어려울 때 지방에서 힘써달라’고 적극적으로 말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박 대통령과의 사전 교감으로 면담이 추진됐고 아베 총리도 그 배경을 알고 수락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남 지사는 이른 시일 내 박 대통령을 만나 면담 내용을 보고하고 아베 총리의 의중을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남 지사는 이날 경기도에 투자 중인 히타치금속과 덴소인터내셔널 등 18개 일본 기업 임원들을 만나 애로 및 건의 사항을 듣고 적극적인 협조를 다짐했다.
이호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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