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반도체산업 현황

반도체는 황금알을 낳은 거위다.

반도체는 단일품목 하나로 한해 250억달러 이상의 외화를 벌어들여 우리나라 전체 수출의 14%대를 차지하고 있는 효자산업이다.

또한 IMF체제를 조기 졸업할 수 있었던 것도 반도체산업의 수출성장으로 가능했다.

10년전만해도 5.2%선을 유지하던 반도체 수출비중은 매년 상승세를 보이다 94년 10%선을 처음으로 넘어선 이래 꾸준한 상승세를 기록, 우리나라 경제성장의 기관차 역할을 하고 있다.

올해 반도체 총 수출은 D램 가격불안에도 불구하고 작년보다 25.8% 늘어난 255억달러를 달성할 전망이다.

이는 지난 95년에 기록한 221억달러를 상회하는 사상 최대치이다.

이에따라 올 무역수지는 수출 1천740억달러, 수입 1천640억달러로 100억달러 규모의 흑자를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중 반도체 수출비중이 14.6% 정도를 차지할 전망이다.

그러나 최근 인텔, 마이크론 등 미국 반도체업체들의 실적이 기대에 못미치고 일부 D램 업체들의 재고물량 처분에 따른 현물시장 가격불안 등으로 전 세계적으로 반도체 회사의 주가는 땅에 떨어지는등 반도체 위기론이 확산되고 있다.

과연 반도체 산업은 위기인가.

메모리 분야에서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는 삼성전자·대우전자 등은 D램 시장 성장률을 2002년까지는 두자리수 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믿고 있다.

세계 PC시장의 성장세가 둔화되더라도 인터넷을 통한 전자상거래의 활성화, 디지털 및 유무선 통신분야의 지속적인 수요증가로 D램 수요가 급팽창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국내 반도체업체 현황

▲삼성전자는 국내업체의 세계 시장점유율이 1.3%에 불과한 비메모리(시스템LSI)사업을 강화해 올해 17억달러로 예상되는 매출을 2002년까지 30억달러, 2005년에는 50억달러로 늘릴 계획이다.

이를 위해 8인치 웨이퍼 월 3만장을 생산할 수 있는 비메모리 전용라인을 충남 온양에 착공, 내년 하반기부터 0.13∼0.18㎛급의 주문형반도체(ASIC)와 CPU(중앙처리장치), 시스템온칩(SOC) 제품을 양산키로 했다.

메모리 분야는 D램과 램버스D램, 플래시메모리 등 차세대 고용량 메모리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현재 건설중인 화성 2단지 제10라인 공장을 본격 가동하고 제11라인을 추가로 건설, 내년 하반기부터 가동키로 했다.

차세대 반도체업계의 판도를 결정지을 300mm 웨이퍼 생산라인도 11라인안에 별도로 구축해 내년 하반기부터 가동할 계획이다.

삼성전자의 D램 세계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20.7%로 비메모리를 제외하고 1위를 달리고 있다.

▲현대전자는 비메모리 매출비중을 올해 10%에서 오는 2003년 25%로 높이는 등 비메모리 반도체 사업을 집중 육성키로 했다. 이를 위해 올해와 내년 각각 2천억원씩 모두 4천억원을 투자해 비메모리 부문의 매출을 올해 7억달러에서 내년엔 13억달러로 늘리기로 했다.

특히 비메모리 설계 전문업체를 대신해 제품을 양산해주는 파운드리 사업 부문에 세계 3위업체를 목표로 내년말 8인치 웨이퍼 기준 연 170만장의 공급능력을 갖추기로 했다.

또 표준형 비메모리 반도체(ASSP)사업 분야에서는 MCU, LCD드라이버, 이미지센서(CIS), FR칩, 디지털 미디어 등 5대 핵심품목을 선정해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육성키로 했다.

◇국내 반도체 장비업체 현황

국내 반도체 장비업계도 국내 반도체 대기업들이 신규라인 건설에 적극 나섬에 따라 이들 업체를 대상으로 상당액의 장비를 공급하는 등 국산장비의 우수성과 신뢰성을 높이 인정받고 있다.

주성엔지니어링은 삼성전자가 최근 가동에 들어간 10라인에 이미 5대의 화학증착(CVD)장비를 공급한데 이어 내년 하반기 가동 예정인 11라인용 장비 4대를 주문받았다. 특히 0.14㎛(1미크론은 100만분의 1m)을 적용한 1기가 D램용 CVD 및 확산 공정용 장비 3대를 삼성전자에 연말까지 공급키로 했다.

케이씨텍은 가스캐비넷과 배관설비 일체를 현대전자의 신규 D램 라인인 ‘FAB8’에 공급했으며 최근 이 시스템을 삼성전자 11라인에 납품키로 하는등 아큐텍반도체기술, 실트론, NEMC코리아 등 실리콘웨이퍼업체들도 실리콘이중막웨이퍼, 무결점 실리콘웨이퍼 등 차세대 제품을 국내업체에 공급할 예정이다.

그러나 국내 장비업체들의 분전에도 불구하고 외국제품 수입이 2배이상 급증, 아직도 장비 국산화율은 극히 저조한 실정이다.

지난 5월 반도체 장비 수입액은 3억9천533만달러 규모로 지난해 같은기간 1억8천210만달러에 비해 17%가 늘어났다. 반도체 장비 누적 수입액도 14억9천356만달러로 작년 같은기간의 6억2천858만달러에 비해 역시 2배이상 증가했는데 이는 지난해 전체 수입액(19억1천338만달러)의 80%에 육박하는 것이다.

반도체 장비 수입상대국은 미국과 일본이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 지난 5월의 경우 미국으로 부터 2억1천567만달러(54.5%), 일본 1억2천990만달러(32.8%) 어치를 들여왔다.

반도체 장비 국산화율은 지난 98년 18%, 지난해 13% 수준으로 극히 부진한 실정이나 올해들어 벤처기업들의 성장세에 힘입어 국내외 반도체기업들로 부터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반도체 산업 전망

휴대용 전화·PC 등 통신부문 반도체 수요가 크게 늘어 올해 세계 반도체 매출규모는 작년보다 37% 증가한 2천50억달러로 예상돼 사상 최초로 2천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미국 반도체산업협회(SIA)는 내다봤다. 또 향후 3년간 56%의 증가율을 기록, 2003년까지 3천19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휴대전화 핵심부품인 DSP(디지털 신호처리)칩의 매출규모가 현재 60억달러에서 오는 2003년 130억달러까지 증가,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보이며 D램과 플래시메모리 매출은 2003년까지 각각 520억달러, 230억달러로 늘어나 68%, 50%의 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또 반도체 제품중 메모리반도체(63%), 논리소자(48%), 아날로그(39%) 등이 반도체산업의 성장을 이끌 것으로 예측했다.

64M D램에서는 사실상 한국이 독주체제를 갖췄다. 그러나 이보다 가격이 2배이상 비싼 128M D램 등 고부가가치형 차세대 D램분야에서는 한·미·일 등 3국의 업체들이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상태다. 이 반도체전쟁에서 살아남는 업체야 말로 반도체 왕국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이관식기자 kslee@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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