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UE] 꼬리무는 어린이집 폭행
[ISSUE] 꼬리무는 어린이집 폭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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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아이는 안녕하십니까?
▲ 지난 1월 8일 경찰이 확인한 어린이집 CC(폐쇄회로)TV 동영상에는 B씨가 원생들의 급식 판을 수거하는 과정에서 A양이 음식을 남긴 것을 보고 남은 음식을 먹게 하다가 A양이 뱉어내자 머리를 1차례 강하게 내리치는 장면이 담겨 있다

하루가 멀다하고 터지는 어린이집 아동학대와 폭행사건에 당장 아이를 맡겨야 하는 부모들은 물론 전국민의 불안감이 날로 커지고 있다.

경찰이 전국 어린이집의 CCTV를 전수조사하고, 한 번의 적발 만으로도 시설을 폐쇄할 수 있는 초강수를 들고 나왔음에도 근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사건이 있을 때마다 이름만 바뀐 채 재탕된 근절책이 쏟아지는 데다 제도의 실효성도 확보하고 있지 못한 탓이다.

이에 정부를 향한 학부모들의 분노도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정말 대책은 없을까.

연이어 터지는 원생폭행 사건
지난 1월 인천 연수구의 한 어린이집에서 보육교사가 음식을 남겼다는 이유로 원생을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부모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곧장 어린이집 CCTV를 확인했다. 영상은 충격적이었다. 보육교사 A씨(33·여)가 원생들의 급식 판을 수거하는 과정에서 아이가 남긴 음식을 먹게 하다가 이를 뱉어내자 아이의 머리를 1차례 강하게 내리치는 장면이 담겨 있었던 것이다.

아이는 폭행을 당한 뒤 바닥에 내동댕이 쳐졌고, 뒤편에는 다른 아이들이 두려움에 떨며 이를 지켜보고 있어 충격을 넘어 공포감까지 느끼게 한다.
 

▲ 1월 16일 오전 인천시 연수구의 한 아파트 단지 앞에서 ‘송도국제도시 주민연합회’ 회원의 두 아들이 인천 어린이집 폭행 사건 재발 방지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1인 시위에 동참하고 있다

부평구의 한 어린이집에서도 아동학대가 있었다는 부모의 신고가 접수됐다. 경찰이 확보한 CCTV 영상 속에는 한 남자 아이가 바닥에 무언가를 흘렸다며 김씨가 주먹으로 때리려하자 아이가 움찔하며 뒤로 물러서다, 다시 다가오자 수건을 쥔 손으로 얼굴을 가격해 아이가 나가떨어지는 모습이 담겨 있다. 또 공부를 하다 한 여자아이를 주먹으로 가격해 아이가 뒤로 넘어지는 모습도 포함돼 있다.

경찰이 지난해 12월 16일부터 지난 14일까지 녹화된 영상을 확보해 분석한 결과 김씨가 이런 식으로 원생 9∼10명을 때리고 밀치는 장면을 확인했다. 두 교사는 모두 구속기소 됐다.

남양주의 한 어린이집에서도 바늘로 아동을 찌르거나 얼음으로 아동을 학대하는 등 하루가 멀다하고 연이어 터지는 어린이집과 유치원의 아동 폭행 사건이 발생, 어린 자녀를 둔 부모의 마음이 편치 않다.

▲ 인천지역 어린이집에서 아동학대 사건이 잇따라 발생한 가운데 1월 19일 오후 인천시 남동구 남동구청 대강당에서 인천지역 어린이집 원장·보육교사들이 아동학대 근절을 결의하고 있다

커지는 불안감… “내 아이도 혹시?”
한국언론진흥재단이 발표한 어린이집 문제 현실 진단 관련 설문조사 결과 현재 자녀를 어린이집에 보내고 있거나 과거 보낸 경험이 있는 학부모 가운데 36.7%가 자녀가 어린이집에서 학대를 당했거나 학대를 당했다고 의심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실제로 학대를 당한 경험이 있는 경우는 9.4%였고, 27.3%는 직접적인 증거는 없지만 자녀의 학대를 의심한 적이 있다고 대답했다.

특히 학부모의 절반이 넘는 51.4%는 최근 어린이집 영유아 대상 사건의 가장 핵심적 원인으로 아동학대 행위를 한 보육교사 개인의 품성 문제를 지적했다.

이어 아동학대 행위를 한 보육교사가 속한 어린이집 원장의 관리 소홀(16.7%), 영유아 보육 정책·제도 자체의 문제(12.1%), 어린이집을 감독해야 하는 행정기관의 관리 소홀(10.5%), 아동학대 행위에 대한 동교 보육교사의 방관(8.4%) 등이 뒤를 이었다.

언론진흥재단은 “어린이집 운영의 관리 체계를 강화하기 위해서 영유아 보육교사를 국가고시를 통해 선발하는 정책이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되지만 보육교사의 처우 개선과 병행돼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내 아이가 학대를 당했다면…
전문가들은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는 것이 미숙한 아이들이 과하게 용서를 구하거나 큰 소리나 동작에 놀라는 모습, 실수했을 때 눈치를 보는 등 사소한 행동의 변화를 보이면 이를 알아챌 수 있도록 평소 아이의 표현방식과 행동 양상을 꾸준히 지켜봐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대한소아응급의학회는 어린이집이나 학원 등에 외출했던 아이가 엉덩이처럼 상처가 생기기 어려운 곳에 상처를 입거나 반복적인 손상이 자꾸 생길 경우, 상처 부위와 이에 대한 아이의 설명이 일치하지 않을 경우 자녀의 학대 여부를 판단하는데 참고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아이가 학대를 당했을 시 이 사건을 직접적으로 언급하기보다 ‘언제나 어른들이 도와줄 것이다’, ‘무서워말고 이야기를 하라’는 등 안도감을 줘야 한다고 강조한다.

박지영 국제아동발달클리닉 소장은 “폭행 당한 아이에 대한 치료 역시 매우 민감하게 접근해야 하며 부모가 아이의 행동과 표현방식을 같은 호흡으로 바라봐주고 공감해 나가는 것이 가장 중요한 치료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문형표 장관과 어린이집을 찾은 박근혜 대통령이 1월 29일 오전 인천시 남동구 푸른숲 어린이집을 방문,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과 수업을 참관하고 있다

아동학대 처벌은 어떻게?
‘아동 학대’란 보호자를 포함한 성인이 아동의 건강 또는 복지를 해치거나 정상적 발달을 저해할 수 있는 ‘신체적·정신적·성적 폭력이나 가혹행위’를 하는 것과 아동의 보호자가 아동을 ‘유기하거나 방임’하는 것을 말한다.

지난해 9월29일부터 시행된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은 아동학대에 대한 강력한 대처와 예방을 통해 아동이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하도록 하고 있다.

아동학대를 범한 사람이 아동을 사망에 이르게 한 때에는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고, 아동의 생명에 대한 위험을 발생하게 하거나 불구 또는 난치의 질병에 이르게 한 때에는 3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하여 형법상의 동일한 범죄보다 가중처벌 된다.

또 상습범 및 아동복지시설 종사자의 경우 각 형의 1/2까지 가중하고, 아동의 부모가 아동을 상습적으로 학대하거나 학대로 중상해를 가할 경우 검사는 법원에 부모의 친권상실을 청구할 수 있다.

▲ 2월 4일 경기경찰 아동안전 홍보대사로 위촉된 걸그룹 레인보우 멤버 지숙이 이날 오후 경기도 수원시 한 어린이집을 방문해 교사, 학부모, 아이들과 아동학대 근절방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아동학대범죄 피해아동 또는 그 보호자를 상대로 폭행, 협박을 통해 합의를 강요할 경우 7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아동학대 범죄의 신속한 처리를 위해 임시조치 및 보호처분도 정하고 있는데, 아동학대범죄가 발생할 경우 가해자를 피해아동으로부터 격리, 퇴거조치, 100m 이내 접근 금지, 전기통신을 위한 접근 금지, 친권 또는 후견권의 제한 및 정지 등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특례법의 제정과 함께 아동학대를 예방할 제도·정책적 차원의 모색, 피해아동의 지원, 가해자 교화 등 여러 다방면에 걸친 우리 사회의 노력이 절실한 실정이다.

글=김예나기자 사진=경기일보 DB·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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