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장애인의 ‘나는카페’ 10호점은 반드시 개점해야 한다
[데스크 칼럼] 장애인의 ‘나는카페’ 10호점은 반드시 개점해야 한다
  • 김창학 부장 chkim@kyeonggi.com
  • 입력   2015. 04. 16   오후 8 : 20
  •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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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희(가명)는 처음부터 불안증세가 있었다. 병원에 입원할 정도로 심각했는데 바리스타 교육받으면서 눈에 띄게 좋아졌다. 스스로 돈을 벌고 스스로 생활을 하고 싶어한다 (미희 어머니).

내 딸은 공격적이고 부정적이며 반항적이었다. 미소가 전혀 없었던 아이였는데 바리스타를 배우면서 점점 밝아졌고 늘 미소 짓는 아이가 됐다. 일하며 돈도 벌어서 자립하고 싶어한다 (지효 어머니). 위 이야기는 발달 장애 자녀를 둔 두 어머니의 고백이다. 미희와 지효는 커피전문점 ‘나는카페’에서 일하고 있다.

‘나는카페’는 2013년 3월 지적장애인의 자활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경기도와 한국마사회의 ‘꿈을 잡고(JOB GO) 프로젝트’로 시작됐다. 같은 해 고용노동부 사회적 기업으로 인증도 받았다.

카페는 한국마사회의 교육비, 초기 시설비 지원과 경기도의 공간 무상제공 협력형태로 이뤄진다. 수도료 등 운영 관리비는 카페수입으로 지출하는 선순환 구조다. 안산평생학습관에 1호점을 낸 뒤 지난해 의왕시여성회관에 9호점이 문을 열었다. 현재 31명이 이곳에 취업해 자신의 이름을 딴 ‘가족카페’를 차리려고 열심히 일하고 있다.

그러나 ‘나는카페’가 천 길 낭떠러지 위에서 떨어져 산산이 부서지고 있다. 지난해 3월로 한국마사회의 지원이 끊겼기 때문이다. 경기도와 한국마사회 간의 협약을 보면 ‘협약종료에 관련된 특별한 의사 표시가 없는 한 협약의 유효기간은 계속적으로 유지되는 것으로 한다’고 정했다.

한국마사회는 천문학적인 이윤을 내는 국내 대표적 공기업이다. 박민수 국회의원(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2014년)에 따르면 매출액은 2010년 6조9천175억여원, 2011년 7조1천188억여원, 2012년 7조1천981억여원, 2013년 7조7천353억여원으로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2010년 3천237억여원, 2011년 3천349억여원, 2012년 3천209억여원, 2013년 2천750억여원이다. 연매출이 7조원을 넘고 당기순이익도 2천억~3천억원 이상인 한국마사회가 국정감사에서 사회공헌사업이 폐지됐거나 축소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2010년 196억여원이었던 전체 사회공헌예산은 올해 165억여원으로 5년 새 30억 정도 감소했다. 이 때문일까. 한국 마사회가 민선 6기 들어 ‘꿈을 잡고(JOB GO) 프로젝트’를 외면하고 있다. 예산 부족이라기엔 납득하기 어렵다. ‘나는카페’ 지원액이 1년 동안 8억여원(교육비, 시설비)으로 당기순 이익의 0.26%에 불과하다.

혹여 전임자의 정책 때문이라면 더욱더 이해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단언컨대 그는 장(長) 자격이 없다. 같은 맥락에서 경기도도 별반 다르지 않다. 한국마사회는 올해 일자리 창출, 인재 양성, 취약계층 복지 증진 등 사회공헌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기가 늦었지만 ‘나는카페’가 지속하리라 기대하는 이유다.

오는 20일은 장애인의 날이다. 때만 되면 장밋빛 정책이 쏟아지거나 공연, 행사가 반복된다. 그러나 ‘나는카페’는 단발성 고용 정책에서 벗어나 일자리를 창출하는 창조경제, 나눔경제의 실천이며 선순환 경제정책이다. 지역 공기업과 지자체, 시민사회단체가 합작한 성공적인 사회공헌 모델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관심과 배려가 있어야 한다.

김창학 정치부 부장(경기도 북부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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