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은 생명이다] 상. 수도권 주민의 생명수 팔당호
최근 침적쓰레기가 묻혀 있는 것으로 드러나 문제가 되고 있는 수도권의 생명수인 ‘팔당호’의 현실을 조명하고 경기도의 물관리 현황을 확인해 물의 소중함을 알리고 물관리의 중요성 및 미래 신성장 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는 ‘블루골드(물산업)’ 시장의 개척 방안을 모색한다.
최근 남한강과 북한강 등 팔당호 내에 200여t의 침적쓰레기가 묻혀 있는 것으로 드러난 가운데 남경필 경기지사가 “침적쓰레기 제거를 위한 중ㆍ장기 마스터플랜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수도권 2천500만 주민의 생명수가 흐르는 팔당호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서울 및 수도권의 상수원인 팔당호는 지난 1974년 남양주시 조안면 능내리와 하남시 배알미동 아래 배알머리 사이의 한강 협곡에 건설된 높이 28m, 길이 575m의 팔당댐에 의해 형성된 인공호수이다.
강원도 태백시 창죽동 금대봉 북쪽 계곡인 검룡소에서 발원한 남한강과 강원도 화양군 주동면 신흥리 옥정봉에서 발원한 북한강의 큰 두 물줄기가 머리를 맞대는 두물머리를 품고 경기도 광주시와 남양주시, 양평군, 하남시에 걸쳐 77km의 긴 호반둘레와 2만3천800㎢에 달하는 유역면적을 가지고 있으며 만수위 때의 수면 면적은 36.5㎢달한다.
2일 경기도수자원본부에 따르면 팔당호는 팔당댐 건설 이후 호반에 각종 음식점과 숙박업소가 난립하고 정비되지 않은 경안천을 통해 오ㆍ폐수가 유입되면서 수질이 크게 악화됐다.
이에 따라 정부는 지난 1998년에 물이용부담금 등 유역관리기반 조성, 환경기초시설 확충, 호소 수질관리 대책의 추진 등을 시행하고 비점오염원 관리, 수질오염총량관리제도, 한강수계 정보화사업 등이 담겨진 ‘팔당호 등 한강수계 상수원 수질개선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수변구역 지정 및 물이용부담금 등을 골자로 하는 ‘한강수계상수원수질관리및주민지원등에관한법률’을 제정해 지난 1999년부터 시행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팔당호 수질개선 효과가 미비하자 경기도에서는 자체적으로 2006년 ‘팔당호수질개선종합대책’을 수립해 팔당호 주오염원인 경안천을 대상으로 하수관거 정비 및 환경기초시설 설치, 민간단체 협력사업 등을 추진해 지난 2012년부터 팔당호 BOD 1b(1.1mg/L)의 좋은 물 수준을 달성했다.
하지만 수많은 개선대책과 예산의 투입에도 불구하고 팔당호 수질에 대한 관심과 우려는 여전하다. 최근 팔당호의 수질(BOD) 추이를 살펴보면 그동안 점차 낮아지는 추세를 보이다 지난해인 2014년도에는 다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후변화로 인한 이상고온 및 가뭄 등으로 팔당호 내 녹조발생 등이 그 원인으로, 팔당호 물을 상수 원수로 이용하는 수도권 주민들의 수돗물에 대한 불신이 여전한 상황이다.
한국환경평가전략연구소장 김동욱 박사는 “녹조로 인한 수돗물의 맛, 냄새 물질을 제어하고 수돗물 불신 해소를 위해서는 오존 및 활성탄 처리 등이 추가된 고도 정수처리가 필요” 하다고 제언한다.
환경부와 기상청이 함께 펴낸 ‘한국 기후변화 평가 보고서(2014)’에 따르면 한반도의 기온은 10년에 0.5도씩 급격히 상승하고 있고 한반도 근해 수온과 해수면 상승속도는 전지구보다 최고 3배 빠른 것으로 평가됐다.
또한 팔당호로 유입되는 남한강의 경우에는 4대강 살리기 사업의 일환으로 3개의 보가 건설되면서 일부구간에서 강물의 체류시간이 1.7~3.2배까지 증가할 우려가 있다는 시뮬레이션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이와 같이 급속히 진행되는 기후변화와 하천에서 강물의 체류시간 증가 등의 영향으로 안전하고 깨끗한 상수원 확보를 위한 팔당호 수질관리 여건은 그 어느 때보다 어려워지고 있는 실정이다.
수도권 주민들의 수돗물에 대한 불신을 해소하고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 세대에서도 팔당호가 상수원으로써의 기능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변화된 유역관리 여건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다양한 분야에서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
우선 제도적 측면에서 볼 때 현재 수량과 수질을 이원화해 관리하고 있는 중앙부처의 물관리 업무를 통합ㆍ운영 관리할 수 있도록 재정비가 이뤄져야 한다.
최근 팔당호 상류지역에서는 기후변화로 인해 해마다 극심한 가뭄과 집중호우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고 기온 상승과 강물의 체류시간 증가 등으로 팔당호 녹조현상은 점차 장기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팔당호의 수질관리에 있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하천으로 들어오는 오염물질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그간의 오염원 관리는 생활하수와 같은 점오염원을 적정 처리하기 위한 환경기초시설 확대 위주의 사업이 진행돼 왔기 때문이다.
이에 다라 앞으로는 오염원 관리는 점오염원과 함께 비점오염원에 대해서도 체계적인 관리가 이뤄져야 하며 제도적 지원방안 마련도 필요하다.
이를 위해 경기도에서는 지역별, 유역 특성에 맞는 비점오염저감대책을 마련해 강우시 농경지에서 유출되는 다량의 비료성분은 품벙, 완충 식생대, 식생 밭두렁 등을 설치·확대해 저감하고 도시지역은 초기우수에 포함된 비점오염물질은 저류시설, 여과시설 등을 설치하여 저감하며 비점오염원에 대한 교육, 홍보 및 사후 지도·단속을 병행하고 있다.
이와 함께 수도권 상수원 수질보전을 위해 각종 규제를 받고 있는 팔당호 상류지역 주민들에 대해서는 생계가 위협 받지 않도록 합리적인 지원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현행 획일적인 규제보다는 팔당호 수질에 미치는 영향 정도에 따라 규제 수준을 차등화하거나 여러 법령에서 중복해 규제하고 있는 현행 법령체계를 재정비해 일원화 하는 보다 합리적인 규제 방식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도 관계자는 “우리에게 넉넉한 물을 공급하고 있지만 우리 세대만의 전유물이 아니라 미래세대와 함께 이용해야 할 소중한 생명수”라며 “우리 아이들이 물로 인해 고통 받는 사회에서 살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지금부터라도 물 절약 운동을 실천해 팔당호를 안전하고 깨끗하게 물려 줘야 한다”고 밝혔다.
최원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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