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화성생활국악제 명맥 끊기나

市, 예산지원 중단 개최 불투명 15년 전통 국악축제 고사 위기
“역사·공공성 고려한 지원 필요”

▲ 지난해 7월 19~20일 양일간 수원시 제1야외음악당에서 펼쳐진 ‘2014 수원 화성 생활국악제 전국대회’에서 국악인들이 수준 높은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15년 동안 전국 생활국악인들의 축제로 자리매김해온 ‘수원화성생활국악대회’가 명맥이 끊길 위기에 놓였다. 수원시가 예산지원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23일 수원시와 (사)한국생활국악연합회에 따르면 수원화성생활국악대회는 지난 2002년 전국의 주부 국악인들을 대상으로 한 ‘주부국악제’로 출발해 2013년부터 참여대상을 국악에 관심있는 아마추어 생활국악인까지 확대해 매년 60여팀 700여명이 참가하는 등 대규모 생활국악 대회로 개최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07년부터는 대회의 예술성, 공공성, 상징성 등을 인정받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을 시상 하는 등 정부시상지원 대회로 격상돼 지난해까지 8차례 열렸다. 또한 (재)예술경영지원센터에서 진행한 4차례에 걸린 행사 평가에서도 준수한 점수를 받아 권위있는 대회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지난해까지 매년 4천~5천만원 가량 예산 지원해 온 수원시와 수원문화재단이 올해부터는 지원을 끊으면서 대회가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시는 보조금 지원을 3년 연속 받으면 4년째되는 해에 지원을 줄이거나 끊는 ‘일몰제’와 시의회의 재평가 권고가 있었다는 이유를 들어 예산 지원에 난색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올해 대회를 개최하지 못할 경우 정부시상지원 대회에서 제외되는 불이익은 물론 15년간 이어온 대회의 전통이 훼손된다.

이와 관련 대회 관계자는 “오랜 기간 전국 단위 국악대회를 진행하면서 내실있는 전통문화 공연으로 발돋움했는데, 이렇게 맥이 끊기게 돼 안타깝다”며 “대회의 역사성과 공공성이 상당한 만큼 소액이라도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역의 한 예술인도 “최근 시가 문화예술 지원을 나눠주기식으로 하는 것 같다”며 “최소한 행사 내용의 중요성과 상징성을 판단해 지원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해당 단체로서는 아쉽겠지만 절차와 규정을 무시할 순 없다”며 “시의회에서도 오랜 기간 지속된 행사에 대한 재평가와 신규 사업 추진을 권고한 만큼 해당 사업에 대한 지원은 사실상 어렵다”고 말했다.

신지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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