균열·조화, 의도된 음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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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의 소리를 듣다> 展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이 사물이 가진 본래의 속성에 주목한 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이는 ‘사물의 소리를 듣다’ 전을 열었다. 이번 전시에서는 故곽인식, 심문섭, 김용익, 원경환 등 작가 29명의 조각, 회화, 영상, 드로잉 작품 159점을 만날 수 있다.

전시는 크게 4개의 소주제로 나뉘어 진행된다. 먼저 ‘사물을 통해 세계를 만나다’에서는 일본에서 오랜 시간 실험적 작업에 몰두한 故곽인식의 작품을 전시한다. 그는 유리, 금속 등을 긁거나 두드려 사물이 가진 본래의 속성을 드러내는 데 집중했다. <작품>이 대표적이다. 검은 판자 위에 유리를 놓고 표면을 깨뜨려 직선으로 갈라지는 유리가 가진 성질을 고스란히 담았다.

이어 ‘사물과 마주하다’에서는 1975년 파리비엔날레에 작품을 출품하는 등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심문섭 작가의 작품을 선보인다. 그의 대표작 은 캔버스 천을 틀 위에 팽팽하게 펴 올린 다음 샌드페이퍼로 문질러 닳게 한 작품이다. 다른 사물과의 관계 속에서 드러나는 특성을 강조한다.

‘사물을 이미지화하다’ 섹션에서는 사물이 가진 특성을 이미지와 조형으로 옮겨 표현한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한다. 마포 천 위에 검은 스프레이를 뿌린 김용익 작가의 <평면 오브제>는 이런 점을 가장 잘 드러냈다. 잘 구겨져 주름이 생기는 천의 특성을 스프레이로 이미지화했다.

마지막 섹션인 ‘흙의 음성, 비의 소리를 듣다’에서는 자연의 한 부분인 흙과 비에 주목한다. 사물이 특정 모습을 가졌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변화하는 과정을 작품으로 표현했다. 도예가 원경환의 <지표로부터>가 대표적이다. 그는 유약을 사용하지 않고 흙의 거친 표면을 그대로 보여주는 방식으로 작업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균열이 발생하고, 부스러지는 흙이 가진 본래의 특성을 드러냈다.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관계자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물들이 예술의 영역에서 어떻게 인식되고, 또 드러나고 있는지 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는 9월 29일까지 이어진다. 관람료 무료.

신지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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