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큐 50 내 동생, 조반니’ 다운 증후군 동생을 편견 없이 사랑하고 받아들이기까지 걸린 12년 동안의 이야기가 담긴 책

지난해 3월 유튜브에 영상 하나가 올라왔다. 이탈리아에 사는 소년 자코모가 다운 증후군에 걸린 동생 조반니 함께 만든 ‘더 심플 인터뷰(The Simple Interview)’.

 

구직 면접의 형식을 빌려 다운 증후군 동생을 인터뷰하는 영상은 업로드와 동시에 20만 뷰 이상을 기록했고, 이탈리아는 물론 유럽을 넘어 전 세계 사람들에게 큰 감동을 선사했다.

 

<아이큐 50 내 동생, 조반니>(걷는나무 刊)는 자코모와 조반니의 이야기가 담긴 책이다. 한 소년이 여섯 살 터울의 다운증후군 동생을 편견 없이 사랑하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까지 걸린 12년의 시간이 모두 담겨 있다.

 

어린 자코모에게 조반니는 감추고 싶은 비밀 가운데 하나였다. 동생과는 자전거도 탈 수 없고 나무 타기도 할 수 없었다. 축구 규칙도 알지도 못하고 공룡 인형만 보면 자기만의 세계로 빠져 버리는 조반니가 시간이 갈수록 정체를 알 수 없는 외계인처럼 느껴졌다.

심지어 중학교에 진학한 뒤에는 친구를 잃을까 남동생이 없다고 거짓말을 하고, 위험에 빠진 조반니를 모른 척하며 수없이 조반니의 존재를 부정하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동생을 부끄러워하는 자신이 미웠다.

 

조반니에 대한 미안함과 친구들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속에 혼란스러워하던 자코모는 어느날 누나와 여동생이 조반니를 대하는 모습을 보고 큰 충격을 받는다. 동생을 부끄러워하는 자신과 달리 조반니가 자유롭게 행동할 수 있도록 보호하고, 아무렇지도 않게 즐겁게 어울렸던 것.

 

자코모는 지금껏 자신이 다른 사람의 시선을 두려워하기만 했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리고는 자신의 틀에 조반니를 끼워 맞췄던 것을 멈추고 조반니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그러자 비로소 조반니가 주위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특별한 능력을 가졌다는 것을 알게됐다.

 

이 책에서 자코모는 다운 증후군 동생을 가진 형으로서 느꼈던 창피함과 놀라움 그리고 혼란의 감정들을 진솔하게 고백한다.

 

책은 자코모와 조반니를 통해 나와 다르다는 이유로 누군가를 배척하고 외면하는 사람들의 행동이 얼마나 어리석은지 돌아보게 만든다.

 

자코모는 책의 첫머리에서 “이 세상 사람들이 서로를 사랑하고 편견 없이 받아들이는 용기를 낼 수 있도록 도움을 주기 위해 이 책을 썼다”고 밝히며 “저절로 이루어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 가족이라고 해도 사랑하고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면 그 어떤 어려운 일도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값 1만4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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