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와 함께 하는 미술] 미국 신고전주의의 탄생
[인류와 함께 하는 미술] 미국 신고전주의의 탄생
  • 장은진
  • 승인 2018.06.28
  • 18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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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히람 파워스의 그리스 노예
▲ 히람 파워스의 그리스 노예

미국 뉴왁 박물관 로비로 들어서 높은 아취형의 큰 홀이 자리잡고 있다. 그 홀 중앙에 밝고 어두운 두톤 명암의 조용히 서 있는 그리스 여인의 아름다운 입체적 풍미스러운 좌상을 만날 수 있다. 자연의 대리석으로 만들어진 이 조각은 마치 동양 미인과 같은 미묘한 서정적 여유와 풍요로움까지 담아내고 있다. 은은한 여인의 어깨선을 타고 내려오는 팔선위의 반짝임, 대리석 조각에서 유일하게 표현되어지는 이 광채와 빛은 세기 어느 조각상보다 더 깊은 여성적 풍요로운 느낌을 자아내고 있다.

한편, 서정적이며 온화한 여인의 분위기와는 달리 이 조각상에는 전혀 다른 의미의 흔적을 볼 수가 있은데, 고귀한 아름다움에 어울리지 않게 그녀의 양손목이 바로 쇠 사슬에 묶여있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리스 여신조각으로 여겨지기 쉽지만, 실제로 이 조각에 묘사되어진 여인은 그리스 여신 조각이 아닌 오스만 투르쿠 제국에 노예로 팔려간 기독교 여인이었던 것이다.

완벽한 비율을 갖고 있으며 화려하지도 인위적이지도 않은 절묘한 자연미를 과시하는 19세기 미국 조각 ‘그리스 노예’는 미국 조각가 히람 파워스의 신고전주의를 향한 연구와 노력으로 탄생됐다. 높이 165.7cm, 236kg 의 실제 인간형 싸이즈를 갖은 이 조각상은 높은 좌대에 설치됨에 의해 실제보다 훨신 커 보이는 착시 효과를 함께 보이고 있으며, 살짝 내려 뜨린 어깨의 두 양 팔은 자연스럽게 조용히 떨어져 있으며 오른 팔은 지지대와 같은 기둥에 기대어 있고, 왼팔은 그녀 골반 위쪽으로 살짝 걸쳐져 있다.

이러한 여유로우면서 복합적인 안정된 자세는 이집트 미술에서부터 이어져온 그리스 정통 조각 포즈인 ‘콘트라 포스트 포즈’라 명칭하고 있다. 정확히 설명해 이 조각상을 통해 그 당시 철저한 대리석 제작 기술과 감정의 절제, 그리고 그리스 로마 시대의 작품을 한번에 떠올리게 하는 완벽한 주제의 선택, 이 모든 것들이 신고전주의의 양식을 미국 조각으로 불러드리는 중요한 구심적 역할을 한 조각이라 할 수 있다.

히람 파워스, 그는 미국 신고전주의 예술 역사의 획을 긋는 중심 인물이었다. 그의 작품들로 하여금 로마공항정의 모델인만큼 고전적 상징성과 이상화된 고대 인물을 묘사하는 고전 스타일이 크게 유행하게 되었고 최고의 고전적인 명성에 따른 복제품이 다수 나오게 됨으로써 현재 뉴왁 박물관 뿐 아닌 예일 아트 갤러리, 국립 미술관, 브루클린 미술관 등 세계적 유명한 박물관 곳곳에 소장되어 관람객의 시선을 사로잡는 미국 고전주의의 거대한 산물의 결과로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다.

장은진 미국 뉴저지주 블룸필드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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