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인간 종족 번식의 본능을 깨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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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5년 출생하신 할아버지는 7남매를 낳으셨다. 대략 조부모 두 분 약 3.5배의 종족을 번식시켰다. 일제강점기에 태어나신 조부모는 생산 활동을 활발하게 하셨다. 일을 하기 위해서는 많은 노동력이 필요했고 이 시기에는 자식이 많으면 부자라 했다. 이들 7남매가 18명을 낳았다. 14명이 18명을 낳았으니 대략 1.3배 정도 되는 것 같다. 이 시기에 출산율이 급격히 떨어졌다.

정부는 6·25전쟁 후 베이비붐세대의 인구 증가로 좁은 땅덩어리가 포화 상태가 될 것을 우려해 인구 감소 정책을 펼쳤다. 종족 번식을 강제한 것이다. 소위 ‘둘만 낳아 잘 기르자’, ‘아들 딸 구별 말고 하나만 낳아 잘 기르자’ 등의 표어를 내걸고 출산을 제한했다. 결국 ‘둘만 낳아 잘 기르자’의 정부의 말을 들은 7남매는 18명을 생산하는데 그쳤다. 그들의 자녀 18명은 15명을 출산했다. 이 중 8명이 미혼이니 28명이 15명을 낳은 것이다. 1명당 약 0.53명을 출산한 셈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출산율은 1.05명으로, 10년 전인 2007년(1.25명)보다 0.2명이 줄어 역대 최저 출산율을 기록했다는데 사실 이보다 더 심각한 수준인 것 같다. 경기도 내 시ㆍ군들이 지난 2012년부터 2016년까지(5년간) 출산장려금으로 지급한 금액은 총 865억 4천여만 원을 투입했지만 출산율은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돈을 줄 테니 아이를 낳아라’ 이런 정책이 어디서 나온 것일까. 정부도 지난 10년간 120조 원을 쏟아 부었지만, 성과가 없었다.

올해 출산율은 더욱 악화돼 1.0 아래로 떨어질 전망이다. 최근 정부는 새로운 저출산 대책을 내놓았다. 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단순 금전적 지원을 지양하고 ‘아이와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삶의 질 개선’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했다. 단순 지원으로는 출산율을 높일 수 없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은 것이다. 아이와 아이를 키우는 부모인 2040세대의 삶의 질 개선에 중점을 뒀다. 2040세대들이 아이를 낳지 않는 것은 장시간 노동, 고용과 주거 불안 등에서 비롯된다는 진단의 결과로 보인다.

지금까지의 출산 대책은 인구 감소가 심각하니 빨리 아이를 낳아라가 전부였다. 종족을 번식할 수 있는 환경이 안 되는데 어떻게 출산을 한다는 말인가. ‘둘만 낳아 잘 기르자’ 세대는 18명은 중 절반에 가까운 8명이 결혼을 하지 않고 있다. 삼포세대로 시작한 청년들은 오포, 칠포, 구포로 결혼을 생각조차 하지 못하는데 아이를 낳으라니 ‘우물에서 숭늉 찾는 꼴’ 아닌가.

일부 늦었다고 지적하는 이들도 있지만 정부가 지금이라도 출산 정책을 삶의 질 개선으로 전환한 것은 다행이다. 주거와 일ㆍ생활을 개선해 종족 번식의 욕구를 상승시켜야 한다. 인간은 동물과 달라 발정기가 없다. 삶의 질이 개선돼 본능적으로 종족을 번식시켜야 한다는 욕구가 생겼을 때 만이 출산이 가능해진다. 재정적 지원만으로는 출산 정책은 결코 성공할 수 없다.

인간의 출생부터 성장까지 결국 전 인생에 걸친 안정적 삶이 종족 번식의 본능을 깨우는 길이다. 남녀가 결혼하고 아이를 낳으면 행복한 세상이 돼야 한다. 이것이 선행되지 않고는 출산율은 늘어날 수 없다. 사회 전반적으로 근본적 변화없이는 출산율은 제로에 더욱 가까워질 것이다.

이제 출산을 제고를 위한 과거의 출산 정책은 모두 버리자. 인위적 출산 정책으로 안된다. 인간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행복한 세상, 삶의 질이 높은 세상을 만들어 종족 번식의 본능을 깨워야 한다.

최원재 문화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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