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 7월 마지막 주말 유원지…피서객 몰린 가운데 일부 시민의식 실종도

7월 마지막 주말인 지난 31일 오후 2시께 안양시 만안구 병목안캠핑장을 찾은 시민들의 모습.(사진=노성우기자)
7월 마지막 주말인 지난 31일 오후 2시께 안양시 만안구 병목안캠핑장을 찾은 시민들의 모습.(사진=노성우기자)

“코로나19가 심해져도 하루종일 집에만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니 바람도 쐴 겸 겸사겸사 캠핑장에 나왔습니다”

지난달 31일 오후 2시께 안양 만안구 병목안시민공원 내 캠핑장에서 만난 A씨(50대ㆍ안양3동)는 아들과 막 텐트를 설치하고 한숨을 돌렸다.

2만841㎡ 면적의 안양 유일의 캠핑장인 이 곳은 도심에 인접해 있으며 시설이 깨끗하고 편리하다는 입소문을 타면서 안양은 물론 인근 시ㆍ군에서도 캠핑족들이 찾아올 만큼 인기를 누리고 있다.

입장시각인 오후 2시를 넘자 캠핑장 곳곳에선 망치질 소리가 요란하게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이어 하늘을 가릴만큼 울창한 나무숲 사이 사각테크 위에선 하나둘 텐트가 솟아 오르고 늦은 점심을 준비하는 듯 사방에선 고기 굽는 냄새가 풍겨왔다.

시흥에서 온 40대 부부는 “(시흥) 갯골캠핑장은 땡볕 아래 있는데 병목안캠핑장은 가깝고 저렴하고 전기시설도 잘 갖춰져 있다”며 “코로나19 때문에 텐트간 거리도 멀리 떨어져 있어 좋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병목안캠핑장에는 50개의 테크가 마련됐지만 운영주체인 안양도시공사는 코로나19로 인해 29개만 개방하고 있다.

캠핑장 관계자는 “8월 중순까지는 예약이 꽉 차 있는 상황”이라며 “하루 3회 화장실, 취사장, 샤워장 등 공용시설 자체소독을 하고 있다. 한달에 한 번 전문업체가 또다시 소독한다”고 말했다.

비슷한 시각, 안양의 또다른 명소인 안양예술공원(옛 안양유원지)은 무더위를 식히기 위해 계곡을 찾은 가족단위 행락객들과 등산객들의 발길이 하루종일 이어졌다.

150여면의 공영주차장은 이미 가득 찼지만 끊임없이 이어지는 차량 행렬이 300~400m 이상 길게 늘어섰고 이면도로까지 주차전쟁이 벌어질 만큼 많은 인파가 몰렸다.

주요 다리 밑 그늘과 계곡가 등지에는 텐트와 타프, 파라솔 등이 설치됐고 물 속에선 어린 아이들이 튜브 등을 타고 물놀이 삼매경에 빠져 있었다.

7월 마지막 주말인 지난 31일 오후 1시께 안양시 만안구 예술공원 계곡을 찾은 시민들의 모습.(사진=노성우기자)
7월 마지막 주말인 지난 31일 오후 1시께 안양시 만안구 예술공원 계곡을 찾은 시민들의 모습.(사진=노성우기자)

수원에서 왔다는 40대 엄마들은 “코로나19가 심해져 불안하기는 하지만 날씨가 너무 덥고 아이들이 물놀이를 좋아해 계곡을 찾게 됐다”고 말했다.

한꺼번에 많은 인원이 몰리면서 곳곳에선 방역수칙 위반과 버려진 쓰레기 등의 장면이 목격돼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실제로 계곡가 바위와 덤불 사이사이에는 전단지와 음료수캔, 플라스틱 페트병, 빈 컵라면, 종이컵 등 각종 쓰레기가 나뒹굴고 있었다.

물안경을 끼고 잠수를 하는 아이들 가운데 일부는 마스크를 쓰지 않거나 턱스크를 하는 등 불안한 모습이 보였지만 제지하지 않았다.

예술공원 내 한 카페에선 출입자 수기명부 작성을 요구하는 직원 요구에 불응한 50대 여성이 소란을 피우면서 경찰이 출동하기도 했다.

경찰관의 요구에도 고성을 지르며 신원 확인을 거부하던 이 여성은 결국 업무방해 혐의로 현행범 체포됐다.

안양=노성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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