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뒤 출산…그래도 아이는 속죄의 선물"

어느 엄마의 눈물 고백

"손목이 부러지고 갈비뼈가 부러졌는데 치료를 받지 못해 부러진 상태에서 뼈가 굳어버렸어요." "임신해서 엑스레이도 못찍고 넉넉한 형편이 아니어서 치료는 생각도 못하고 살았죠." 얼굴도 모르는 괴한에게 지난해 2월 성폭행 당하고 임신까지 하게된 정미희(29. 가명)씨는 결국 아이까지 낳게 됐지만 전 남편에게 폭행당한 후유증 때문에 하루하루 힘든 삶을 지탱해 가고 있다.

 

 
경기도 무한돌봄 홍보대사를 맡은 뮤지컬 배우 박해미씨가 8일 오후 위기가정에 몰린 정씨 집을 찾았다.

 

이 자리에는 김문수 경기도 지사도 함께 했다.

 

아무도 돌아보지 않던 자신에게 도움을 주겠다고 나선 박씨를 부여잡고 정씨는 한없는 눈물을 흘렸다.

 

정씨는 열아홉 어린 나이에 결혼해 세 아이를 낳았지만 폭력남편에게 쫓겨나 이혼을 당했다고 털어놓았다.

 

이후 식당 일과 산모 도우미 등을 하며 홀로 어렵게 살아가는 정씨에게 불행은 비껴가지 않았다.

 

지난해 2월, 정씨는 퇴근길에 괴한에게 성폭행을 당했고 엎친데 덮친격으로 아이까지 들어서면서 지난 해 12월 딸 선경(가명) 양을 낳게 되었다.

 

월세방조차 없는 형편에 교회 목사님의 도움으로 임시 거처에서 생활 중인 정씨는 주위의 도움과 인터넷 댓글을 달아주는 아르바이트를 해서 벌어들이는 월 15만원의 수입이 전부다.

 

이 정도 수입으로는 아이 분유와 기저귀 값을 마련하는 것 조차 어려운 형편. 같은 엄마이자 여자 입장에서 "임신 사실을 알았을 때 낙태에 대한 유혹은 없었느냐"는 박해미씨의 질문에 정씨는 "나는 이미 세 아이를 내 손으로 키우고 지켜주지 못한 죄 많은 엄마랍니다.

 

이 아이는 그런 나의 죄를 갚으라고 주신 하늘의 선물"이라고 말해 주위를 숙연케 했다.

 

정씨도, 박해미씨도, 김문수 지사도 뜨거운 눈물을 쏟아냈고 한동안 이들의 훌쩍거리는 소리만 들릴 뿐 정적이 흐르기도 했다.

 

정씨는 그러면서도 "나보다 더 어려운 사람도 많은데 이렇게 도와주시려는 분들이 많은 걸 보면 우리 아이가 복덩어리가 분명하다"며 애써 씩씩한 모습을 보였다.

 

'떡복이 장사'를 가장 해보고 싶다는 정씨는 "아직은 젊기 때문에 아이를 위해서라도 떳떳하게 자립하고 싶다"는 강한 삶의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김 지사는 이 자리에서 정씨에게 의정부 도립의료원과 연계한 의료 지원을 시작으로 4월에 있을 긴급주거지원 대상자로 추천하는 것은 물론 영유아 지원센터를 통해 분유와 기저귀를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박해미씨는 "무한돌봄 홍보대사가 된 만큼 위촉패만 집에다 모셔 놓을게 아니라 활동도 열심히 하고 싶다" 면서 "이번 119 한솥밥 봉사가 무한돌봄 홍보대사의 첫 공식행사인 셈인데 마침 지사님도 참석을 하셔서 더 의미가 큰 것 같다"며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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