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eum&Gallery] 안성 대한민국술박물관

주당들 군침사절

안성시 금광면에 있는 대한민국술박물관은 널찍한 마당에 가득한 술독과 목조 전시실이 옛날 주막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주류대리점과 도매상을 운영하며 술과 인연을 맺은 박영국 관장이 1981년부터 20여년간 술과 관련해 모은 자료를 꾸려 2002년 개관했다.

 

술잔과 술병부터 병따개, 각종 술잔 상자까지 술에 관한 변천사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곳으로 전시품만 3만여점에 달한다.

술과 관련된 모든 것 한자리…전시물 3만여점

5천여㎡의 대지에 2층 건물로 들어선 박물관은 제1전시실과 2전시실, 야외전시실로 이뤄져 있다.

 

1전시실은 1층을 통털어 만든 곳으로 각종 맥주잔과 양주잔들이 전시돼 있다. OB, 카스, 하이트 등 잘 알려진 국내 맥주사의 로고가 새겨진 맥주잔 수백 개가 크기별로 진열돼 있고, 하이네캔, 호가든, 빅토리아 등의 수입맥주잔도 눈에 띈다.

 

대한민국술박물관엔 술 상표와 로고가 새겨진 병따개, 라이터, 재떨이 등 술과 관련된 것이라면 뭐든지 다 있다.

전시품중에는 술잔을 담았던 상자도 있다. 김삿갓, C1, 그린소주, 무학소주 등 이제 더이상 판매되지 않는 옛날 소주의 로고가 선명히 새겨져 있어 애주가라면 잊고 지낸 기억을 끄집어낼 법하다.

 

2층 2전시실은 술병의 향연이 펼쳐진다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다양한 종류의 병들로 채워져 있다.

 

금복주, 희석식 소주 등 60~70년대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에서나 봤음 직한 ‘진귀’한 술병부터 막걸리, 양주, 전통주, 소주병이 종류별로 나뉘어 층층이 쌓여 있다.

 

걸음을 띌 때마다 술의 발달단계와 변천사가 재빨리 지나간다. 우리나라 술의 역사를 속성으로 보여준대도 과언이 아니다.

향긋한 소장품 하나하나 박 관장 정성 담겨

야외 전시실은 술독을 정갈히 배열하고, 그 사이로 산책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긴 산책로는 아니지만, 나무와 돌이 어우러져 여유로이 풍광을 즐길 수 있다.

 

전통주를 빚을 수 있는 부뚜막과 술 방이 있고, 입구를 비롯해 뜰 곳곳에 술을 예찬하는 문구들이 적혀 있다. “술은 바로 사람의 마음”이라며 “인간의 희로애락 중 술과 관련없는 부분은 없다”고 말하는 박 관장의 술 사랑이 여실히 드러난다.

박 관장은 박물관에 관람객들의 발길이 잦아지면서 편의 제공을 위해 박물관 옆 건물에 식당까지 차렸다.

 

큰 규모에 세련되고 체계적인 박물관은 아니지만, 아담한 공간에 진열된 손때가 묻은 수집품은 하나하나 정감이 서려 있다.

 

박물관 관람으로 거창하게 생각하기보단, 오랜 주막에 놀러 간다는 느낌으로 둘러보면 좋을 법하다.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 무료로 개방되는 박물관은 요사이 날씨가 추워 일시적으로 문을 닫은 상태다.

 

박 관장은 “날이 풀리는 데로 박물관을 다시 정비해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물관은 안성시청 앞에서 진천 방향으로 313번 지방도를 따라 3km를 달리면 오른편에 있다. 문의(031)671-3903

글 _ 성보경 기자 boccum@kyeonggi.com

사진 _ 전형민 기자 hmjeon@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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