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수원화성연극제가 지난 24~28일 닷새 동안의 여정을 마치고 막을 내렸다. 이번 축제는 김철리 예술감독의 의도대로 대사가 중심이 되는 연극이 아닌 음악, 무용, 영상 등을 결합한 새로운 형식의 연극이 주를 이뤘다. 행사 준비 부족이라는 문제가 산재해 있었지만 관객들이 ‘새로운 연극’에 마음을 뺏긴 것만은 사실이다.
개막작 ‘에디트 피아프의 사랑의 찬가’는 시민 배우가 직접 참여하며 ‘시민이 주인 되는 축제’를 보여줬다. 오디션을 거쳐 무대에 오른 70여 명의 배우는 실수를 거듭하면서도 최고의 무대를 선보였고, 카메오로 출연한 염태영 수원시장과 노영관 수원시의회 의장은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아쉬운 부분이 가장 많으면서도 가장 호응도가 높았던 작품은 스페인 극단 ‘작사 씨어터’의 ‘마법의 밤’과 ‘불꽃의 바다’이다. 불꽃 사용 불허로 완구용 소품으로 대체된 ‘마법의 밤’은 2% 부족한 불꽃놀이에 그쳤다. 그러나 만석공원으로 장소를 옮긴 ‘불꽃의 바다’는 달랐다. 평소에는 접하기 어려운 스페인 불꽃이 음악과 무용에 어우러져 관객들은 배우들을 따라다니며 공연을 만끽하기에 충분했다.
천막극장에서 펼쳐진 ‘레오’는 배우의 몸짓이 카메라 기법을 통해 또 다른 형식으로 펼쳐져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독일 Y2D프로덕션이 한국인 스태프는 리허설 참석을 금지한다는 속내를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비 때문에 예정과 달리 폐막작이 된 ‘지팡이쇼’는 비가 오는 행궁광장을 들썩이게 했다. 현란한 비트박, 화려한 댄스에 코믹적인 요소가 가미되면서 내리치는 빗발에도 관객들은 우비를 입고 배우들과 끝까지 함께 했다.
이번 축제는 지난해 설립된 수원문화재단이 처음으로 자체 준비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하지만 개ㆍ폐막작에 사용되는 불꽃 사용과 관련해 개막 전날까지 경찰과의 입장을 좁히지 못했고, 무대 문제로 공연이 취소되는 등 준비 과정이 부실했다. 수원화성국제연극제는 재단만의 리그가 아니다. 한 달 뒤 열리는 축제 평가회에서 재단 측은 부족했던 부분을 당당히 드러내야 하고, 평가위원회는 질타보다 채찍과 당근을 적절히 결합한 평가를 해야 한다.
아쉬웠던 올해 축제를 뒤로 한 채 배우가 흥분하고, 시민이 열광하고, 주최 측이 스스로 박수칠 수 있는 2014 수원화성국제연극제를 기대해본다.
장혜준기자 wshj222@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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