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리뷰]‘디퍼런트 디토’ 공개 리허설

문화재단과 상주 단체가 빚은 ‘신선한 도전과 소통’

연주자들이 무대서 공연을 시작한다. 그러나 지휘자가 연주를 중단시키고 연주자들에게 요구사항을 전한다. 음악은 다시 이어진다.

지난 17일 오후 7시30분 안양 평촌아트홀에서 열린 ‘디퍼런트 디토(Different DITTO)’의 공개 리허설 장면이다.

이날 무대는 말 그대로 공연이 아닌, 리허설이었다. 2013 디토 페스티벌의 현대음악 프로젝트로 이튿날 서울에서의 본공연을 앞두고 실제 공연처럼 진행하는 리허설을 사전 신청 관객에게 공개하는 자리였다.

이 같은 공개 리허설은 클래식계에서는 흔치 않은 시도인데다, 올해 안양문화예술재단의 상주 예술단체가 된 디토 오케스트라의 첫 무대여서 주목받았다. 이들이 관객 개발 프로그램으로 선보인 이 공연은 우후죽순 늘어난 기초문화재단에게 요구되는 신선한 도전 정신과 예술단체에 필요로 하는 관객과의 적극적 소통이 모두 발현된 아름다운 하모니였기 때문이다.

무대에는 본 공연과 마찬가지로 스타 비올리스트이자 음악감독을 맡은 리처드 용재 오닐이 주축이 된 실내악단 ‘앙상블 디토’와 최수열 지휘자를 중심으로 한 실력파 젊은 연주단체 ‘디토 체임버 오케스트라’가 올랐다. 단, 몸 상태가 좋지 않은 피아니스트 지용 대신 박진우가 함께 했다.

이들은 중국계 미국 작곡가 후앙 루오의 ‘다시 말해서’와 미국 대표 미니멀리즘 작곡가 존 애덤스의 ‘그랜드 피아놀라 뮤직’을 연습했다.

용재 오닐이 악기 연주와 함께 입으로 소리를 내고, 연주자들이 부채로 얼굴을 가리며, 퍼커셔니스트가 고무호스를 머리 위로 돌리고, 여성 성악가 3명이 무한 반복되는 악기 연주음을 뚫고 노래하는 등 혁신 그 자체였다.

월요일 저녁임에도 사전 리허설 신청자가 300명을 웃도는 등 관객들이 몰렸다. 관객들은 연주가 끊겼다가 다시 호흡을 맞추는 생경한 장면까지 가슴에 담으려는 듯 숨죽인 채 몰두했다.

문화예술재단의 목적인 관객 개발이 이뤄지는 현장이었다. 연주 후 짧은 질의 응답 시간까지 진행하면 금상첨화일 듯 싶다. 앞으로 이들이 지역의 클래식 활성화를 위해 더 다채로운 사업을 추진한다니 귀추가 주목된다.

류설아기자 rsa119@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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