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사무 과감히 이관하고 재정구조 바꿔야… 지방분권 발전”
지난 27일 경기지사 공관에서 만난 김 지사는 임기를 6개월가량 남겨놓은 가운데 가장 아쉬운 점으로 “지방분권 강화를 하지 못한 점”이라고 말했다.
자신이 처음 도지사를 역임했을 당시와 지금을 비교해 볼 때 지방분권이 조금도 발전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자신은 ‘유종의 미’를 거두는데 집중하겠다는 김 지사는 6개월 뒤 치러질 지방선거에서 민선 6기 경기지사 후보들이 “수도권 규제 완화에 관심을 기울였으면 좋겠다”며 끝까지 경기도의 미래를 걱정하는 경기지사 본연의 모습을 보였다.
-최장수경기지사다. 지난7년간도정을이끌면서가장보람됐던일은 무엇인가.
역점사업들을 추진하면서 크고 작은 성과가 나타날 때 보람을 느끼는데 무엇보다 소외된 도민을 찾아 도와 드릴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
도민의 생활 속에서 매일 체감할 수 있는 만족을 준 것은 대중교통 환승할인제라고 할 수 있고, 가장 큰 보람도 느끼고 있다. 이 밖에도 평택 고덕산단 삼성 유치와 최근 결정된 SK하이닉스 증설 등도 기억에 남는다.
-최근언론과의인터뷰에서재임기간가장아쉬운부분에대해‘‘지방분권을발전시키지못한것’’이라고밝힌바있다.
그렇다. 우리나라는 지방선거는 있으나 지방자치는 없다. 또 지방자치단체가 주민을 위해 할 일은 많으나 돈이 없는 제도적 한계에 처해있다.
지방자치가 제대로 실현되려면 주민생활과 밀접한 행정사무는 지방자치단체로 과감하게 이관돼야 한다. 특히 자치행정권, 자주재정권, 자치입법권, 인사조직권, 지역개발권 등 지방자치 고유권한이 보장되어야 한다.
이 밖에도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와 유니버설스튜디오(USKR) 사업 등이 적절한 시기에 추진되지 못해 매우 아쉽다.
-경기도재정여건이매우좋지않은상황이다.재정난을어떻게극복할것인가. 또해결방안은있나.
경기도의 세수 절반 이상이 취득세인데, 부동산 경기가 나빠 세수가 급격히 줄었다. 재정난을 극복하기 위해서 단기적으로는 세출삭감 등 공무원부터 허리띠를 졸라매고 2014년도 예산도 대폭 축소해 운용할 계획이다.
그러나 결국 근본적으로 지방재정 문제가 해결되려면 부동산 활황 시대가 끝난 만큼 거래세 중심의 지방재정 구조를 바꿔야 한다. 즉 전체 국민부담이 늘어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법인세와 소득세의 지방분을 높여야 한다.
특히 지금 세입 구조로는 경기도가 열심히 기업을 유치하고, 외자를 유치해도 도 재정에 크게 도움 안 되는 상황인 만큼 지방세 중 법인세와 소득세 부분이 높아져야 한다. 그것이 투자유치에 대한 진정한 인센티브가 될 것이다.
-6월 치러질지방선거에서어떠한부분이가장이슈가될것으로 전망하는가.
내년 지방선거까지는 변수가 많아 아직 전망하기는 어렵다. 다만 여야 모두 민심에 귀 기울이고 민생을 최우선으로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새롭게 선거에 나설 경기지사 후보들은 수도권 규제완화에 대해 더욱 많은 관심을 기울였으면 좋겠다. 그동안 경기도는 수도권이라는 이유로 너무 많은 희생을 강요받아 왔다.
내가 생각하는 경기도는 자유대한민국의 중심에 있어야 한다. 경제적으로도 규제가 없고 정치적으로도 자유로워야 한다. 자유롭게 생활하고 아이 낳고 일자리 창출도 많이 하는 자유민주주의, 그러나 규제는 자유에 반대다. 자유대한민국에 반대되는 것이다. 삼성전자가 투자하고 LG가 투자하겠다는 것을 왜 막느냐. 대기업 투자를 왜 막는가. 막을 이유가 없다.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폐지는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다. 나도 당연히 폐지해야 맞다고 생각한다. 기초의원들까지 국회의원들이 다 쥐고 있으면 주민의 의사가 제대로 시정 등에 반영되기 어렵다. 세계적인 추세도 기초선거 정당폐지 쪽으로 가고 있는데 여야가 이해관계 때문에 계속 늦추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된다.
-최근 경기지역 정가의 최대 관심사는 김문수 지사의 3선 도전 여부이다. 내년 지방선거 출마할 것인가?
지금은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는 말밖에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일부에서는 내가 빨리 불출마 선언을 해야 다른 새누리당 후보의 지지도가 올라갈 것이라고 이야기도 하지만 불출마 발표 시기와는 상관 없이 선거 때가 되면 날 지지해주던 분들은 대부분 결국 새누리당 후보를 지지해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임기가6개월가량남았다. 유종의 미를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할 것인가.
남은 임기 동안 그동안 추진해왔던 사업들을 잘 마무리하는데 끝까지 열과 성을 다할 것이다. GTX는 수도권 주민의 교통복지와 삶의 질 향상은 물론 26만여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기회이므로 지속적으로 정부와 도민을 설득해 착공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또 USKR의 추진과 무한돌봄 등 각종 복지사업도 차질없이 챙기겠다.
현재 닥쳐온 재정위기도 슬기롭게 극복하고 어려운 도민과 민생경제를 살리는 데 노력해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도록 하겠다
역대 도지사 중 퇴임 이후 자기 집으로 돌아간 사람이 많지 않았다. 난 도지사를 역임하기 전 거주하던 부천의 집이 아직 그대로 있다. 그 집에 다시 돌아가 살 생각이다. 그것이 상식이다. 난 상식에서 벗어나는 행보는 하지 않을 것이다.
대담=정근호 정치부장 k101801@kyeonggi.com
정리=이호준기자 hojun@kyeonggi.com
경기도 2013년 주요 성과
삼성 고덕산단 착공… ‘K-POP 공연장’ 한류월드 유치
경기도의 2013년은 사상 최악의 재정난으로 인해 IMF 외환위기 이후 첫 감액 추경이라는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100조원 이상의 투자가 예상되는 삼성전자의 고덕산단이 착공에 들어갔고 정전 60주년을 맞아 전 세계인의 눈과 귀가 경기도에 집중되는 등 성과도 많았던 한 해였다.
지난달 19일 경기도가 발표한 ‘2013년 주요 이슈’를 보면 먼저 최소 100조원대, 건국 이래 최대 규모 투자가 이뤄질 평택시 고덕 삼성전자 전용 산업단지가 5월 착공식을 갖고 본격적인 부지조성에 착수했다. 고덕 삼성전자산업단지는 평택시 고덕면, 지제동, 장당동 일원 393만㎡규모로 삼성전자가 진행해온 국내외 생산라인 투자 중 사상 최대가 될 전망이다.
도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추진하는 K-POP아레나 공연장의 한류월드 유치도 성공했다. K-POP아레나 공연장은 문광부가 오는 2016년까지 국고 250억원과 민간투자금 2천424억원을 투자해 짓는 1만8천석 규모의 K-POP 전용 공연장이다.
정전 60주년이었던 2013년, 도는 DMZ가 가진 생태와 평화적 가치를 국내외에 알리기 위해 ‘DMZ 60년, 이제는 생명이다!’를 슬로건으로 다양한 행사를 벌였다. 도는 DMZ일대 72.7km(정전 협정일인 7월27일을 의미)를 달리는 평화누리길 자전거 대회를 시작으로 중국군 초청행사, DMZ세계평화콘서트, 대성동 마을 회갑잔치 등 11개 행사를 잇달아 개최하며 전 세계인의 관심을 끌었다.
이밖에 도는 길거리에 버려진 유기견을 장애우 등을 위한 도우미견으로 키워 무상 분양하는 사업을 선보여 화제를 모으기도 했으며 대기업이 투자한 상업영화에 밀려 상영기회조차 얻지 못하는 독립영화, 예술영화, 다큐멘터리 영화를 매일 만날 수 있는 ‘다양성영화 전용 상영관’도 전국 최초로 개관해 도민들이 다양한 문화를 접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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