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 중심 경기도로 이동 수도권 규제족쇄 과감히 풀고 비수도권에 강력한 인센티브를”
민선 1기 경기지사를 역임했던 새누리당 이인제 의원(충남 논산계룡금산)은 “경기도가 흔들리면 대한민국 전체가 흔들린다”고 말했다.
여당 6선의 중진인 이 의원은 지난 12월1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본보와 가진 특별인터뷰에서 경기도가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어 “경기도가 건강하게 지방자치를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미래 변화를 잘 예측해서 그 변화를 잘 따라가고 나아가 선점하는 리더십이 나와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민선 도지사 1기의 가장 큰 성과와 관련, “경기도가 첨단 과학기술, 첨단 경제의 심장으로 성장하는 토대를 마련해 보람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민선1기 경기지사로 역임하면서 도 발전에 터를 닦아놓았다. 민선 6기를 앞둔 도에 대한 감회는.
내가 경기지사로 있을 당시 도의 인구가 830만명 정도였는데 그때에도 매년 도의 인구는 증가하고 서울은 인구가 감소하는 추세였다. 현재 경기도는 인구가 1천250만명에 육박하는 등 어엿한 수도권의 중심으로 자리잡았다. 특히 중국의 부상으로 인해 황해경제권이 더욱 팽창하고 있는데 그 중심이 경기도다. 경기도의 미래는 밝고 희망에 차 있다.
-민선1기 도지사 당시, 가장 큰 성과와 보람을 느꼈던 일은.
경기도의 미래를 위해 했던 큰 구상으로 경기 싸이언스파크 사업이 있었는데 당초에는 수원대 안에 입지를 정해놓고 있었다.
그러나 특정 대학 안에 있어서는 각 대학이 모두 참여하고 경기도의 역량이 결집하는 싸이언스파크가 되기 어렵지 않느냐는 생각이 들어 지금의 위치(현 중소기업지원센터)로 결정했다. 이를 바탕으로 경기도가 첨단 과학기술, 첨단 경제의 심장으로 성장하는 토대를 마련해 보람스럽게 생각한다.
또한 앞으로 문화가 경제도 끌고 갈 문화의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생각,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경기문화재단을 3천억원 규모로 야심차게 추진했다. 당시 추진한 사업들은 모두 장기적인 비전을 가지고 시작했기 때문에 중간에 일회성으로 끝나거나 실패한 것이 없다. 모두 연속성을 가지고 했다.
-당시 경기 지사에 출마했던 계기는.
당시 지방선거에서 수도권이 중요했다. 경기·인천·서울 중 서울은 어려운 상황이었기 때문에 경기와 인천에서 꼭 이겨야 하는데 당에서 출마를 권유했다. 사실 나는 그전까지 전혀 도지사는 생각해 본 일이 없었다. 그런데 여론조사에서 1등으로 나오니 당에서 출마를 권유한 것이다. 당시 김영삼 전 대통령의 뜻도 포함돼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현재 김문수 지사가 재선으로 도정을 이끌고 있는데 가장 잘 하고 있는 일은 무엇이라고 보는지.
의회의 절대 다수를 야당이 차지하고 있는 여소야대 상황인 데다 기초단체장인 시장·군수도 대부분 민주당 소속이기 때문에 도정을 펴기가 힘들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도 외부적으로 큰 사건 없이 도정을 끌고 가는 것을 보면 김 지사의 역량이 출중한 것 같다.
경기도의 미래를 위한 사이언스파크 사업ㆍ경기문화재단 추진으로
첨단 과학기술ㆍ경제도시의 심장으로 성장하는 기반 마련 큰 보람
미래변화 선점하는 리더십으로 도가 지방자치발전 이끌어야
당 대표떮국회의장 험난한 정치여정 거친 난 어울리지 않아
-우리나라 최대 지자체인 도의 재정이 ‘감액추경’을 할 정도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해결 방안은 무엇이라고 보는지.
지방 재정은 결국 세금 체계다.
지방세와 국세는 정책적으로 결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중앙정부와 협의해 결정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주어진 여건 하에서 예산을 어떻게 세워 어디에 사용할 것이냐는 지자체장과 지방 의회의 몫이다. 불요불급한 사업에 재정을 탕진해서 지방 재정을 파탄시키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일이 없도록 리더십을 잘 발휘해야 한다.
특히 경기도는 우리나라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지자체라고 할 수 있다. 경기도가 흔들리면 대한민국 전체가 흔들리는 것이다. 경기도가 건강하게 지방자치를 발전시켜 나가야 하는데 미래 변화를 잘 예측해서 그 변화를 잘 따라가고 나아가 선점하는 리더십이 나와야 한다.
경기도는 인구와 재정 규모가 국내에서 가장 크고 황해경제권 역시 계속 커지고 있는 등 세계 경제의 중심이 경기도로 이동하고 있다. 남북 간에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만큼 사업과 조직을 지속적으로 재편하면서 도정을 끌고 가야 한다.
-경기지사를 역임한 충청지역 의원으로 수도권 규제를 완화하고 비수도권과 상생할 수 있는 방법은.
현재 수도권 규제를 무겁게 하면 지방으로 인구나 경제가 내려가지 않겠느냐 해서 충돌하는 것이다. 그러나 평면적으로 한 쪽을 누르면 한 쪽이 이익을 본다는 반사적인 접근방법은 좋은 방법이 아니다.
중앙 정부가 리더십을 발휘해야 하는데 우선 규제를 정상화해야 한다. 규제를 단순화하고 확실하게 해야 한다. 수도권의 인구나 경제가 집중되는 것을 막고 균형 발전하는 것은 지역에 강력한 인센티브를 주면 된다. 인센티브 때문에 기업 이전이 돼야지 규제 때문에 이전해서는 안 된다.
규제는 교통신호처럼 단순명료하게, 지방에는 더 많은 인구와 경제력이 이동할 수 있도록 강력한 인센티브를 주고 기업이 더 활동할 수 있는 인프라를 설치해서 긍정적으로 문제를 풀어야 한다. 그래야 정책의 성과도 나올 수 있고 국가가 전체적으로 건강하게 발전 가능하다. 지금처럼 싸움 붙이듯 접근하면 승자도 패자도 없게 된다.
-향후 계획과 관련, 후반기 국회의장이냐 국무총리냐, 당 대표냐 전망이 엇갈리는데.
그동안 정치적으로 어려운 상황이 15년 가량 계속됐다. 정치고향이 새누리당이지만 당을 떠났다가 지난해 10월, 15년 2개월만에 돌아왔다. 그래서 이제는 나라가 잘 되는 일, 당이 잘 되는 일, 박근혜 대통령이 성공하는 일을 위해 겸손하게 할 수 있는 일을 뭐든지 하겠다는 생각 밖에 없다.
전당대회가 언제 있을지 불확실하기 때문에 당 대표 문제는 생각해본 일이 없다. 개각도 대통령의 결심 사항이기 때문에 언제 개각이 있을지 알 수 없는 일이다. 국회의장은 5월 새로 뽑게 되는데 국회의장은 전혀 생각해본 일이 없다. 국회의장은 아무래도 국회의 권위나 의전에 잘 어울리는 인물이 맡아야 하는데 나는 너무 험난한 정치 여정을 거쳐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대담= 김재민 기자 jmkim@kyeonggi.com
정리= 송우일 기자 swi@kyeonggi.com
사진= 전형민 기자 swi@kyeonggi.com
민선 1기로 경기도민의 선택을 받은 이인제 전 경기지사(제29대)는 임기 중(1995~1997년) 지역경제 활성화와 행정체제 혁신, 문화기반 확립에 혼신을 쏟았다.
이 전 지사는 경기도의 도정 목표를 ‘일등경기’, ‘일등한국’으로 내걸고 △지역경제 활성화와 행정체제 혁신, 등 4대 도정 방침을 설정, 이를 구체적으로 실현하기 위한 15대 중점정책과 50대 중점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했다.
특히 그는 수원시 이의동에 있는 ‘경기중소기업지원종합센터’ 건립을 구상해 자체기술 개발능력이 부족한 도내 중소기업의 경영과 기술력 향상 등 지역특성을 살린 지역경제활성화에 이바지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또한 지난 1996년 3월 도내 중소기업과 재원 출원기관 및 단체를 조합원으로 구성한 ‘경기신용보증조합’(현 경기신용보증재단)을 개소해 타ㆍ시도에 앞서 전국 최초로 신용상태와 담보력이 부족한 도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 대한 신용보증업무를 개시하도록 했다.
이를 위해 이 전 지사는 1995년 4월 경기도와 도내 상공인, 경제인 28명이 주축이 된 발기인회를 구성하고 1996년 2월 합동기획단을 발족하는 한편 출연금 확보를 위해 노력했다.
이와 함께 이 전 지사는 경기도 문화비전 확립의 기반을 다지기도 했다. 그는 1997년 7월 대한민국 최초로 설립된 문화재단인 ‘경기문화재단’을 설립해 도민의 문화생활에 기여했으며 대한민국 화훼산업을 주도하고 있는 고양국제꽃박람회 추진에도 힘쓴 바 있다.
그는 자치 행정에 서비스 개념을 도입해 행정혁신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그는 행정에 목표관리시스템을 도입하고 행정지수를 개발하는 동시에 부처별로 벤치마킹 대상을 설정토록 했으며 생산성 향상을 도모하고자 서류 없는 화상회의를 직접 주재했다.
이 전 지사는 아울러 재임 당시 ‘경기행정쇄신위원회’를 운영해 자치행정의 제도개선을 추진하고 공무원이 소신껏 일할 수 있는 풍토를 조성하는 한편 정책설명회를 수시로 개최, 도민과의 소통에도 앞장섰다.
송우일 기자 swi@kyeonggi.com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