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리뷰]차세대 명인들의 신명나는 무대 ‘2014 젊은 소리’

지난 21일 한국 전통음악의 본산인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펼쳐진 음악회 ‘2014 젊은소리’은 차세대 한류를 이끌어갈 국악의 미래를 단편적으로 보여준 무대였다.

이날 세종국악심포니오케스트라와 함께 협연을 선보인 10명의 국악 신예들은 공연을 마친 뒤 “최고의 무대는 아니어도 최선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온 힘을 쏟았다”고 입을 모았다. 표정에서는 환희가 흘렀지만 아쉬움은 어쩔 수 없는 듯 했다.

아직은 배운 것보다 배울 게 더 많은 20대 국악인에게 첫 공연의 소회는 어쩌면 가슴 벅찬 만족보다는 뭔가 모자란 듯한 아쉬움으로 다가올 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들의 첫 무대는 800석의 장중을 가득 메운 관객을 감동시키기에 충분했다.

가야금 주자 최민아(중앙대 4년)는 박범훈 선생의 ‘새산조’를 연주했는데, 한가로이 현을 오가던 손가락이 속도를 더해갈 수록 필자를 소름돋게 하고 있었다. 배고운(전남대 졸)의 ‘탱고를 위한 댄스 오브 더 문라이트’ 연주는 2줄의 해금이 이토록 다채로운 음정·속도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는가 하는 감탄을 자아냈다.

아쟁 협주곡 ‘아라성’을 연주한 윤지훈(중앙대 3년)과 가야금 협주곡 ‘찬기파랑가’를 선보인 진미림(추계예대 4년), 대금 협주곡 ‘대바람소리’를 들려준 양영렬(단국대 3년), ‘파미르고원의 수상곡’을 연주한 박열기(중앙대 4년)도 관객에 남다른 감동을 선사했다.

마지막 프로그램이었던 이나라(한양대 대학원 졸), 장효선(중앙대 대학원 수료), 정은지(이화여대 대학원 재학), 류지선(중앙대 졸)은 구성진 서도민요를 한자락 뽑아내며 관객들의 추임새를 이끌어냈다.

미래의 국악 명인이 될 이들에게 파릇파릇하달 정도로 싱그러웠던 이날 협연 자리가 좋은 추억이자 동기부여로 남길 바란다.

박성훈기자 pshoon@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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