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갯골축제 또 삼목어 할당 ‘주민 원성’

추진위, 동별 제작 불협화음 일부 자치위 거부사태 불러
주민 부담 전시성 행사 논란 “정체성ㆍ전문기관 진행해야”

올해 9회째를 맞는 시흥갯골축제가 지난해 주민들의 불만을 샀던 이벤트와 비슷한 각 동별 삼목어(三目魚) 제작을 다시 추진하면서 주민화합이라는 취지가 훼손되고 오히려 주민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시흥갯골축제는 매년 변경되는 행사에 주제와 관계없는 프로그램들로 축제의 정체성이 없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11일 시흥시와 시흥갯골축제추진위원회 등에 따르면 시흥시는 3억원을 들여 오는 29일부터 31일까지 3일간 시흥 갯골생태공원에서 시흥갯골축제를 개최할 예정이다.

올해 대표 프로그램은 처음 시행하는 ‘삼목제전’으로, 동별로 길이 6m의 물고기 모양을 만들어 퍼레이드와 함께 갯골에 띄우며 소원을 빌 계획이다.

축제 추진위는 13개 주민자치위원회와 3개 통장협의회, 1개 일반단체, 시흥시 거주 파키스탄 커뮤니티 1개, 네팔 커뮤니티 1개, 시흥시 애향인 1개 등 모두 20개의 삼목어를 제작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지난해 갯골축제의 대표 프로그램으로 물고기 모양의 배를 각 동별로 만들도록 해 갯골에 띄운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해에는 어형선의 기본틀을 동별로 만들어 준 뒤 50만원씩을 지원해 제작토록 하면서 주민자치위원회의 불만을 사기도 했다.

그런데도 축제추진위원회는 올해 또 다시 모양만 다른 삼목어를 각 동별로 제작토록 하면서 200만원의 제작비를 지급했다.

이에 따라 은행동, 매화동, 신천동 등 일부 동별 주민자치위원회는 자체 제작이 불가능하다며 제작을 거부, 통반장협의회에 제작을 맡기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특히 일부 주민자치위는 함께 제작할 시간이 없다며 목공소에 200만원을 주고 제작을 의뢰한 것으로 알려져 오히려 주민들에게 부담을 주고 주민 간 불화를 조장하고 있다는 주장까지 제기되고 있다.

이와 함께 축제의 뚜렷한 정체성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매년 행사가 변경되고, 다양한 갯골관련 행사가 이뤄지지 않는데다 소금생산 체험 등 일부 행사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음악공연, 연음식 페스티벌 등 관계없는 프로그램들로 채워지고 있어 축제를 축제전문기관에 맡겨야 한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이에 대해 시흥갯골축제추진위원회는 “올해의 축제의미는 갯골보다는 주민화합과 종합적인 축제로 구성했다”며 “삼목어 제작은 주민자치위원회의 자율결정에 따른 것으로 강제성은 없었다”고 말했다.

시흥=이성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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