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노트] 이제와서 ‘농담’ 오리발?

시흥시의회 한 의원이 ‘막걸리 한잔 먹으며 농담삼아 한 말’로 공무원 당사자에게 치명적인 명예훼손은 물론 의회 전체를 먹칠하는 파장을 몰고 왔다.

시의회 사무국장이 의원 워크숍에서 술에 취해 추태를 부렸다는 얼토당토않은 소문을 퍼뜨린 것이다.

의회 사무국장은 시의원의 실토로 누명을 벗게 됐지만,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는 맞아 죽는다’는 말이 있듯이 헛소문으로 큰 상처를 입었다.

시흥시의회 A의원은 “최근 의회사무국장이 의원 워크숍에서 술에 만취해 추태를 부렸다는 소문은 내가 낸 것”이라고 실토하면서 사건은 일단락되는 듯했지만, 그가 사무국 직원들에게 보낸 사과 문자 메시지가 또다른 물의를 빚고 있다.

그는 지난 24일 ‘막걸리 한잔먹고 농담삼아 한 이야기’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사무국 직원들에게 보내면서 “이렇게 큰 문제가 되리라고는 꿈에도 몰랐다”며 애써 의미를 축소하는 듯한 글을 보내 사무국 직원들을 더욱 분노케 했다.

더구나 피해자인 의회 사무국장에겐 직접 사과를 못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어 파장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전반기 의장이 선출된 지 3개월도 채 되지 않은 현재, 후반기 의장을 내심 계획하고 있는 일부 의원이 벌써 후반기 의장 선거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기 위한 시도가 벌어지고 있다는 우려가 의회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헛소문을 통해 사무국장을 제거하려는 의도가 드러나는 대목이다.

이 시점에서 지난 7월 전반기 의장이 선출되기 직전, 의회 사무국장이 집행부의 인사이동과 관련해 의장과 협의 없이 자신이 책임진다는 각서를 쓰고 사무국 직원들의 인사이동을 허락했다는 헛소문의 진원지가 궁금해지는 이유는 왜일까.

추태를 부린 사실도 없는 의회 사무국장과 직원들까지 음해하면서 잿밥에만 눈이 먼 시의원들이 시흥시의회에 존재하는 한 시흥시의 미래가 심히 걱정될 수밖에 없다.

시흥=이성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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