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파고 든 사행산업… ‘한탕주의’ 부채질

의정부 경마·경륜 장외발매소 10만원 베팅 상한액 ‘유명무실’
마사회 등 인력부족 이유 방치 전자카드제 확대 시행 등 시급

의정부에 있는 경마, 경륜ㆍ경정 장외발매소가 도심 속 도박장으로 전락하고 있다.

상당수 입장객들이 1경기당 10만원 이하로 제한돼 있는 상한 규정을 어기고 수십만원씩 베팅하고 있는데다 한국 마사회와 KSPO 경륜경정사업본부 측은 인원부족 등을 들어 이를 방관하고 있다.

지난 3일 의정부 시청 인근에 위치한 렛츠런파크(경마 장외발매소)에서는 유인창구와 무인발권기에서 수차례에 걸쳐 베팅 상한액인 10만원을 넘겨 베팅하는 입장객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발매소 내부 곳곳에 ‘10만원 이상의 과도한 베팅을 금지합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지만, 상당수 입장객들은 아무런 제재도 받지 않은 채 10만원 이상 고액 베팅을 일삼고 있었다. 심지어 10만원짜리 마권 5~6장을 연속해서 구입, 1경기에 수십만원을 거는 입장객도 눈에 띄었다.

현행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법에 따르면 사행성 근절을 위해 경마, 경륜, 경정의 1회 베팅 상한액을 10만원 이하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는 지도 감독을 소홀히 하는데다 장외발매소에서는 사실상 묵인하면서 배팅상한은 거의 지켜지지 않고 있다.

같은 시각 경륜경정사업본부 의정부지점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 장내 곳곳에는 직원들이 배치돼 있었지만 지나친 경주권 구매 행위에 대한 관리 감독은 이뤄지지 않고 있었다.

이날 렛츠런 파크를 방문한 A씨는 “별다른 제재도 없을뿐더러 설사 주의를 준다 하더라도 무시하면 그뿐이다”라며 “베팅 상한 규정은 없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이같은 상황을 반영하듯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가 지난해 공개한 ‘영업현장 지도감독 현황’ 자료에 따르면 경마, 경륜, 경정 등 합법 사행산업 영업현장에서 구매상한을 지키지 않은 적발 건수는 최근 5년간 3만6천건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경마, 경륜, 경정장이 도심 속 도박장으로 전락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전자카드제도입확대와 과도한 베팅에 대한 보다 철저한 관리 감독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마사회와 KSPO 경륜경정사업본부 측 관계자는 “수많은 방문객을 관리 감독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의정부=박민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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