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칠고 섬세한… 판화의 양면적 매력
해움미술관의 기획전 <땅과 삶이 만나는 목판화> 는 김억과 류연복 판화가의 작품을 통해 한국 판화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 우리나라 산하(山河)를 새겨온 두 판화가는 비슷한 듯, 그러나 표현방식과 지향점이 확연히 다른 작품 세계를 구축했다. 땅과>
지하 1층 전시장에 걸린 류연복의 30여 점 작품은 거칠다. 작가가 주목하는 대상이 가진 특성과 의미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는 DMZ와 금강산 등 분단의 현실과 아픔이 새겨진 공간을 표현했다.
휴전선을 넘나들 수 있는 동물들의 발자국으로 ‘DMZ’라는 글자를 새긴 작품
4층 전시실에서 작품을 선보이는 김억 작가는 섬세하다. 전국을 누비며 직접 보고 느낀 우리의 땅을 목판에 그대로 옮겨놓은 듯하다. <제주 사계리 해안> , <백두산 비룡폭포> 등 아주 작은 돌 하나에도 음영을 표현한 부분과 산을 거니는 사람의 모습을 그려넣은 것에서 그의 섬세한 면모가 돋보인다. <안면도 송림> 에서 정점에 달한다. 안면도> 백두산> 제주>
수백년간 그 땅을 지키고 있는 소나무와 변해버린 지역의 모습을 같은 공간에 배치해 점차 변해가는 땅의 모습도 표현했다. 섬세한만큼 강력하지는 않지만, 평소 느끼지 못했던 웅장하고 아름다운 우리 땅의 모습을 새롭게 보여주는 것이 매력적이다. 전시는 9월3일까지 이어진다.
신지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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