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1천500만명 찾는 소래포구 불...피해액 6억원 넘어

경찰, 전기문제로 생긴 자연발화에 무게

▲ 18일 새벽 화재가 발생해 220개 점포가 전소된 인천시 남동구 소래포구 어시장이 앙상한 뼈대만을 드러내고 있다.장용준기자.
▲ 18일 새벽 화재가 발생해 220개 점포가 전소된 인천시 남동구 소래포구 어시장이 앙상한 뼈대만을 드러내고 있다.장용준기자.

인천 소래포구에서 주말 새벽 큰불이 나 6억 원이 넘는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19일 인천소방안전본부와 인천남동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8일 오전 1시 36분께 인천 남동구 소래포구 어시장에서 불이 났다.

 

다행히 영업을 하지 않는 새벽 시간대라 상인 등의 인명피해는 없었다.

 

그러나 어시장 내 좌판 220여 개와 좌판 뒤쪽 건물에 들어선 횟집 등 점포 20여 곳이 불에 탔다.

 

소방당국은 현재까지 파악된 재산피해가 6억5천만 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소래포구 어시장에는 총 4개 지구(가∼라)에 걸쳐 비닐 천막으로 된 가건물 형태의 좌판 332개가 설치돼 있다.

 

이 가운데 3분의 2가량이 몰려 있는 가∼나 구역의 피해가 가장 컸다.

 

또 뒤편 2층 건물에 들어선 횟집 등 점포 41곳 중 절반이 피해를 입었다.

 

소방당국은 화재 신고를 접수한 뒤 소방차 53대와 소방대원 140명을 진화 작업에 투입했으나, 가건물 내 좌판이 밀집한 데다 가연성 천막이 많아 불을 끄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불은 2시간 30분 만인 이날 오전 4시 4분께 진화됐다.

 

밤사이 화재소식을 듣고 달려 나온 어시장 상인들은 잿더미로 변한 좌판 앞에서 망연자실했다.

철제구조물만 남은 어시장에는 새까맣게 타버린 집기와 수산물들이 뒤엉켰다.

 

한 어시장 상인은 “이렇게 불이 크게 날 줄은 생각도 못했는데, 모든 게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렸다”고 울먹였다.

 

화재원인을 밝히기 위한 조사도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인천 남동경찰서는 화재사고 목격자 3명의 진술을 확보해 조사하고 있다.

 

이 중 한 명은 18일 오전 1시 36분경 불이 번지고 있는 것을 보고 119에 처음 신고한 시장 상인이다.

 

그는 경찰에서 “‘펑’하는 소리가 들려 바닷가 쪽으로 내려다보니 ‘가’ 구역 쪽 비닐 천막 안에서 불이 나 있었다”며 “처음에는 불이 작았는데 나중에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고 진술했다.

 

경찰이 확보한 나머지 목격자 2명은 어시장 내 양념가게 운영자와 야간 경비원이다.

 

경비원은 경찰에서 “화재 발생 시각 직전에 순찰을 했는데 특별한 이상 징후는 없었다”고 진술했다.

 

앞서 경찰은 어시장에 설치된 60여 대의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보해 최초 발화점을 찾았다.

 

경찰이 확보한 CCTV 영상에는 전체 4개 구역 좌판 중 30% 이상이 몰려있는 ‘가’ 구역 좌판 한 곳에서 가장 먼저 연기가 피어오른 장면이 담겼다.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가’ 구역 한 좌판 인근 바닥에서 불에 녹아 끊어진 전선 여러 개를 수거해 분석하고 있다.

 

해당 전선은 좌판 영업에 필요한 수족관과 겨울철 전기장판 등 각종 전기용품을 사용하는 데 쓰인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경찰은 어시장 상인들이 사고 원인으로 지목한 ‘가’ 구역 내 변압기에 대해서도 정밀 감식을 벌일 계획이다.

 

또 조만간 한국전력공사 관계자들을 불러 어시장 내 변압기 용량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CCTV 영상에서 화재 발생 시각에 사람이 드나든 흔적을 전혀 찾을 수 없어 전기적인 요인에 의한 자연 발화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준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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