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일보가 맺어준 ‘1촌1사’] 여주 해바라기마을-한화테크윈·삼성생명

농촌엔 활력·도시민엔 힐링… 활짝 핀 해바라기 마을

한화테크윈과 삼성생명이 자매결연을 맺은 뒤 1촌1사운동을 펼치고 있는 여주 해바라기 마을의 전경. 이곳은 시골의 정취와 현대식 관광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지역으로 다양한 농촌체험 꺼리가 준비돼 있다.
한화테크윈과 삼성생명이 자매결연을 맺은 뒤 1촌1사운동을 펼치고 있는 여주 해바라기 마을의 전경. 이곳은 시골의 정취와 현대식 관광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지역으로 다양한 농촌체험 꺼리가 준비돼 있다.
농협이 자꾸만 피폐해져만 가는 농촌에 활력을 불어넣으면서 농협이 나아가야 할 지표를 찾기 위해 지난 2003년부터 시작된 농촌사랑 운동.

1사1촌 자매결연이란 방법으로 추진된 사업은 범국민 운동으로 확산되면서 도농상생의 성공사례로 손꼽히고 있다.

특히 경기일보는 이 과정에서 농촌을 먼저 생각하자는 취지로 1사1촌이 아닌 1촌1사로 명칭을 변경, 경기농협과 함께 사업에 불을 댕긴 역할도 수행해온 바 있다. 

사업이 진행된 지 15년이 지난 지금, 초창기 열정을 다소 식은 감이 있지만 그래도 농촌을 사랑하는 초심을 잃지 않고 1촌1사로 맺은 인연을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는 곳이 있다. 때마다 수확 철이 되면 모자란 일손 지원에 나선 것은 물론 해당 마을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제값 주고 구입해주기도 하고 가끔 자매마을을 찾아 도우미 활동도 자처하고 있다.

지난 15년 동안 쉼 없이 이어오고 있는 우수 1촌1사 우수사례를 찾아가 본다. 더불어 농협은 1촌1사 운동의 시즌2격으로 ‘또 하나의 마을 만들기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과거 범 국민적 운동으로 확산된 1촌1사 운동에서 그 힌트를 얻기를 기대해 본다.

첫 포문의 주인공 ‘한화테크윈’

해바라기마을과 첫 자매결연을 맺은곳은 한화테크윈(구 삼성테크윈)이다. 농촌사랑 운동이 시작된 후 2006년에 최초 마을과 결연을 맺었다. 이후 순조롭게 교류를 진행해오다 지난 2014년 1촌1사 운동 중단위기를 맞았다. 

삼성의 방위산업, 석유화학 4개 계열사가 한화로 인수되는 두 그룹 간 ‘빅딜’이 그해 11월 발표되면서였다. 삼성테크윈은 이듬해 6월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회사명을 한화테크윈으로 변경됐다.

이날 임시주총 뒤 한화 쪽은 조정된 최종 인수금액인 8천232억 원의 1차 분할대금 4천719억 원을 지급하고 삼성이 보유하던 삼성테크윈 지분 32.4%를 수령해 최대주주가 됐다. 

대표이사 자리는 당시 삼성테크윈 대표를 지내던 김철교 사장이 유임됐지만, 주인이 바뀐 만큼 1촌1사 운동의 지속 여부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다행히 한화테크윈은 1촌 1사 운동을 지속하기로 결정했다. 2005년부터 10년 넘게 계속돼 온 해바라기마을과의 인연도 이어지게 된 것이다.

 

한화테크윈은 매년 해바라기마을을 찾아 부족한 일손돕기, 봉사활동 및 체험활동, 김장 배추 절이기 등을 했다. 특히 한화테크원 직원들은 매주 주말이면 해바라기마을에서 농촌체험과 전통놀이 등은 물론 가족들과 함께 물놀이를 즐기는 등 주말 여가를 해바라기마을에서 보냈다.

 

한화테크윈과 해바라기마을의 교류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한화테크윈에서 1박2일 농촌체험활동 프로그램을 만들면서 매주 토요일이면 직원 25명이 해바라기마을을 방문했다. 지난 2015년 8월 한 달 동안 해바라기마을을 찾은 한화테크윈 직원만 155명에 달했다. 

형식적인 교류가 아닌 1촌1사 운동 본 취지에 이보다 더 들어맞을 수 없는 모습이었다. 이규정 해바라기마을 위원장도 “한화테크윈은 삼성테크윈에서 회사명이 바뀌었는데도, 교류가 끊이질 않았다”며 “오히려 회사명이 바뀐 이후 더욱 활발한 교류활동이 이어졌다”고 말했다.

 

한화테크윈은 이 같은 농촌교류활동에 힘입어 대통령 표창을 수상하는 영예도 안았다. 지난해 7월 도농교류의 날을 맞아 진행된 유공자 포상에서다. 이날 한화테크윈은 도농교류의 날 기념행사가 열린 서울 청계광장에서 도농교류 사회공헌 활동을 20년 이상 실시해 온 공헌을 인정받아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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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숙미를 더한 ‘삼성생명’

삼성생명은 삼성테크윈에 이어 지난 2008년 해바라기마을과 자매결연을 맺고 1촌 1사 운동에 동참한 삼성 계열사다. 삼성그룹은 90년대 중반 들어 기부 및 봉사활동에 국한하지 않고 회사가 가진 자원과 능력을 다방면으로 활용해 기업의 사회적 가치를 부각시는 데 주력해왔다. 특히 계열사별로 특화된 사회공헌활동은 삼성그룹이 추구하는 ‘희망과 행복의 나눔경영’을 뒷받침했다.

 

사회공헌활동을 독려하기 위한 그룹 차원의 지원 역시 적극적이다. 매년 개최되는 삼성사회공헌상 시상식이 대표적이다. 지역사회 발전과 나눔문화 확산에 기여한 임직원과 파트너 단체의 명예와 자긍심을 고취시키기 위해 1995년 시작된 삼성사회공헌상은 지금까지 변함없이 이어지고 있다. 이는 삼성생명이 1촌1사 운동에 동참하게 된 원동력이자 배경이기도 하다.

 

삼성생명은 2008년 해바라기마을과 자매결연으로 첫 인연을 맺은 뒤 9년이 지난 현재 일손돕기 고구마 캐기, 김장김치 나눔행사, 안마기 등 물품지원 등을 하고 있다. 또 자매마을 가꾸기 행사의 일환으로 농가의 하우스 정리작업과 해바라기 심기 등의 활동도 펼쳐오고 있다.

 

이 가운데 김장김치 나눔행사는 삼성생명이 가장 큰 비중을 두고 진행하고 있는 행사다. 삼성그룹은 배추 공급 과잉으로 어려움을 겪는 배추 농가를 돕기 위해 김장배추 소비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데, 매년 김장김치를 담가 어려운 이웃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김장김치를 담근다. 배추는 자매결연 마을에서 구매하고 담근 김치는 독거노인, 저소득가정, 사회복지시설 등에 전달하는 캠페인이다. 삼성생명은 지난해에도 삼성생명 봉사단 150여 명을 투입해 해바라기마을에서 김장나눔 행사를 진행했다. 해바라기마을에서 재배한 배추 1천 포기를 절여서 김장을 했다.

 

삼성생명은 이 밖에도 고구마캐기 일손돕기 및 직거래 행사를 통해 농가소득 창출에 이바지했다. 지난해 10월 삼성생명은 봉사단 50여 명이 해바라기마을을 찾은 가운데 고구마 캐기 및 직거래를 실시했다. 이렇게 해서 창출된 하루 농가소득만 300만 원에 달했다. 

이규정 해바라기마을 위원장은 “삼성생명은 필요물품 지원 등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며 “마을을 방문해 펼치는 일손 돕기 활동 등은 매년 이뤄지고 있지 않고 있으나, 2014년 이후부터는 지속적으로 농가소득 등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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든든한 후원자 ‘여주농협’

여주 해바라기마을은 경기도와 강원도를 경계 짓는 곳에 자리 잡고 있는 쾌적한 산골마을이다. 마을 뒤쪽엔 태봉산 자락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고, 동쪽으로는 섬강이 유유히 흐르고 있는 아름다운 풍경과 기름진 토양을 갖고 있다. 마을에서는 임금님께 올리는 진상미였던 여주 자채쌀을 시작으로 고구마, 버섯, 장뇌삼, 배, 옥수수 등 다양한 작물이 풍요롭게 생산된다.

 

이 산골마을에서도 1촌1사 운동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2005년부터 삼성 테크윈과 인연을 맺은 이후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이규정 해바라기마을 위원장은 “결연을 계기로 매년 농가를 방문해 농촌 일손 돕기 활동 등이 꾸준히 진행돼 왔다”고 했다. 해바라기마을에서 이런 운동이 추진될 수 있었던 데에는 여주농협의 힘이 적지 않았다. 

해바라기마을에서 1촌1사 운동이 시작될 무렵 여주농협은 △농가호수 및 농가인구 감소 △고령화 진행·다문화가구 등 농촌사회구조 변화 △농협에 대한 기대수준 향상 등 경영 환경에 큰 변화가 일면서 위기의식이 싹트고 있었다. 이에 여주농협은 자매결연 등의 방법으로 지역농가 방문객 및 지역농산물 판매 확대를 통해 농가소득 증대를 도모하게 됐다.

 

“신토불이 개념의 도농 상생 이념을 실현해 도시민에게는 삶의 여유를 제공하고, 인구 감소 및 고령화로 인한 우리 지역 농촌 사회의 공동화 해소에 적극적으로 대처할 필요가 있었어요. 또 지역 농특산물 판매확대로 농산물 수입개방에 따른 지역 농가의 소득 불균형을 해소하고, 농업·농촌과의 상호 교류를 통한 상호 교류를 통해 따뜻한 정 나누기를 실시하는 것도 과제였죠. 이런 배경을 타개해 나갈 전략으로 1촌1사 운동이 꼽힌 겁니다.” 여주농협측의 설명이다.

 

이 운동이 순조로웠던 것만은 아니었다. 농산물 체험프로그램의 창의성 한계, 일부 마을 농가의 미온적 협조성, 농산물 외 소득창출 테마프로그램 개발 한계 등의 문제점에 봉착하며 숱한 고비가 찾아왔다.

 

여주농협은 이 같은 어려움을 정면돌파했다. 자매결연 마을 및 기업체에 홍보물과 안내장을 수시로 발송했고, 간담회 등을 통해 마을주민과 화합의 장을 만들어 공동발전방향 등을 모색했다.

 

여주농협 관계자는 “학교 교내축제에 자매마을 농산물 홍보를 위한 직거래 장터를 개장하는 등 마을 농가의 마음을 돌리기 위한 노력을 이어갔다”며 “그 결과 1촌1사 운동에 속도가 붙게 됐다”고 말했다. 여주농협은 1촌1사 운동을 포함해 앞으로도 도농교류에 앞장선다는 방침이다. 특히 자매결연 마을간 원활한 교류를 통해 실익 있는 교류활동을 전개하겠다는 청사진을 세웠다.

 

여주농협 관계자는 “1촌1사 운동 외에도 팜스테이 마을 활성화, 지역농산물을 활용한 식체험 퍼포먼스 확대 및 체험마을 확대 육성, 지리적 특성을 활용한 여주사랑하기 기차테마여행 개발 등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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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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