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충제 계란 파문_살충제 사용 안한 산란계 농장] 우린 건강계란 도매금에 분통…유통 원천봉쇄 날벼락 한숨만

‘살충제 계란’ 파동이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는 16일 오전 안양시 만안구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경기지원 분석실에서 연구원들이 수거한 계란의 시료를 채취하는 등 계란을 꼼꼼히 검사하고 있다. 한편 식품의약안전처는 이날 전국 산란계사육농가에 대한 1차 살충제 전수조사에서 양주와 강원 철원 농자 2곳을 추가로 적발했다. 오승현기자
‘살충제 계란’ 파동이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는 16일 오전 안양시 만안구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경기지원 분석실에서 연구원들이 수거한 계란의 시료를 채취하는 등 계란을 꼼꼼히 검사하고 있다. 한편 식품의약안전처는 이날 전국 산란계사육농가에 대한 1차 살충제 전수조사에서 양주와 강원 철원 농자 2곳을 추가로 적발했다. 오승현기자
“막말로 우리가 범죄자입니까? 요즘은 왜 계란을 팔았냐는 항의까지 받고 있습니다”

 

16일 ‘살충제 계란’ 논란이 불거진 뒤 인천시의 전수조사를 받게 된 산란계 농장 운영자 A씨가 분통을 터트렸다.

 

A씨는 “농장을 운영하면서 우리는 살충제를 사용한 적도 없고, 내 가족이 먹는다는 생각으로 품질 좋은 계란을 유통하려고 노력해왔다””며 “전수조사 기간동안 아예 유통을 못하게 해서 우리 계란은 전부 폐기처분 하게 생겼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 지역농가에서 문제가 생긴건데, 왜 우리까지 이렇게 피해를 봐야하는지 모르겠다”며 “솔직한 말로 이번 사태가 얼마나 갈지 모르겠지만, 오래 지속이 되면 농장이 문을 닫을 수도 있다”고 한숨을 쉬었다.

 

또 다른 산란계 농장주 B씨 사정도 다르지 않다. B씨는 최근 계란을 환불해달라는 소비자들의 요구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다.

 

B씨는 “인터넷에서 ‘유통된 계란에 08번이 붙어있으니 먹으면 안된다’는 얘기가 돌고, 그런 내용이 언론에까지 나가면서 우리는 아무 이유도 없이 살충제 계란을 판 사람이 됐다”며 “지금도 계란은 전부 살충제가 들어있는 것 같은 취급을 받고 있는데, 이대로 가면 농가들은 다 문을 닫게 되지 않겠냐”고 했다.

 

B씨는 이번 사태에 정부의 책임도 빼놓을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사실 이번 사태는 나라에서 미리미리 점검을 하고, 제대로 검사나 검증을 해서 유통을 했어야 하는 부분아닌가”라며 “그런 조치가 소홀해 애먼 농장에서만 피해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B씨는 “환불해달라고 하면 다 해주고는 있지만 마치 우리 계란에서 살충제가 나온 것 같은 시선은 견디기 힘들다”며 “우리 가족들도 먹는 계란이라 얼마나 깨끗하게 운영하고 신경을 썼는데 이런 사태가 터지니까 허탈하다”고 말했다.

 

육계 농장을 운영중인 C씨는 “우리는 아직까지 직접적인 피해를 보지 않았지만 계란에 대한 국민들의 공포가 육계로 번질까봐 걱정이 된다”며 “육계의 경우 살충제가 있으면 닭이 잘 크지 않아 아예 사용하질 않고 있는데, 이러다가 육계에 대한 공포가 생길까봐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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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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