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전남·충남 농장서도 발견… 7곳으로 늘어
道 “추가 검출 가능성 배제 못해” 불안감 확산
양주의 산란계 농가에서 또다시 살충제 성분이 검출된 데 이어 강원 철원, 전남 나주, 충남 천안 등의 농장에서도 살충제 성분이 추가로 검출됐다.
특히 살충제 성분이 들어 있는 계란을 생산한 남양주 마리농장과 강원 철원 지현농장에 피프로닐을 판매한 한 업체가 포천의 산란계 농장뿐만 아니라 연천의 농가에도 피프로닐의 일부를 공급한 것으로 드러나 살충제 계란 파문이 더욱 확산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16일 농림축산식품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에 따르면 살충제 성분인 피프로닐이 검출됐거나 비펜트린이 초과 검출된 농가 4곳이 추가 확인됐다. 해당 농가는 양주의 ‘신선2농장’(08신선2)을 비롯해 강원 철원의 ‘지현농장’(생산자명 09지현), 전남 나주의 ‘정화농장’(13정화), 충남 천안의 ‘시온농장’(11시온) 등 4곳이다. 이로써 이날 오후 8시 현재 기준 살충제 성분이 검출된 농장은 총 7곳(전북 순창은 기준치 미만)으로 늘어났다.
농가뿐만 아니라 시중에 유통 중인 계란에서도 살충제 성분이 기준치를 초과해 검출돼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 조사결과 시중에 유통 중인 계란 제품 ‘신선대란 홈플러스’(11시온), ‘부자특란’(13정화) 등 2개에서 비펜트린이 기준치를 초과해 검출됐다.
비펜트린은 논란이 된 ‘피프로닐’과 달리 사육장 등에 살포하는 것이 가능하지만, 검출 허용 기준치가 0.01㎎/kg이다. 하지만 신선대란 홈플러스 제품은 0.02㎎/㎏, 부자특란은 기준치의 21배 수준인 0.21㎎/㎏이나 검출됐다. 이미 유통 중인 계란 제품에서 살충제 성분이 초과 검출된 건 처음이다.
파장은 농가, 영세 제과ㆍ외식업계 등으로 일파만파 번지고 있다. 계란 출하 중지로 제과, 제빵업체, 김밥 전문점 등 분식집은 계란 수급에 비상이 걸린데다 판매 재개 날 조차 가늠하지 못해 발만 동동구르고 있다.
성남에서 소규모 제과 제빵점을 운영하는 A씨는 “정부의 회수 조치 등으로 계란 물량이 줄면서 재료값이 상승, 빵 가격도 올려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할지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며 “보관 중인 계란만 수십 판인데 이마저도 사용 못 하게 되면 문을 닫아야 할 판”이라고 토로했다.
살충제 계란 파문이 확산하면서 학교 급식에서는 당분간 계란 반찬이 사라지게 됐다. 교육부는 이날 관계기관 등과 함께 급식 안전 일제 점검에 들어가면서 안전성이 확인될 때까지 계란 사용을 자제해 달라고 각 시ㆍ도 교육청에 당부했다.
전수조사 과정에서 살충제 계란이 어디까지 번질지도 장담하기 어렵다. 대부분 농가가 닭에 기생하는 진드기를 제거하고자 약품을 쓰고 있어 사용이 금지되거나 제한된 살충제 성분이 검출되는 산란계 농가가 더 나올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이날 본보 취재 결과 문제의 피프로닐을 판매한 업체가 포천과 연천의 농가에도 공급한 것으로 확인돼 살충제 계란 파문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도 관계자는 “소규모 농장은 위생이 취약할 수밖에 없다”며 “조사가 진행되면 살충제 성분이 추가로 검출되는 농가가 더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이런 가운데 정부는 살충제 계란 관련 정보를 오류로 발표하고 정정하는 등 잇단 헛발질로 국민의 신뢰를 더욱 약화시키고 있다. 지난 15일 정부는 살충제 검출 농가로 양주를 발표했지만, 이후 광주로 정정됐다. 또 김영록 장관은 “비펜트린은 기준치 이하는 사실상 문제가 안 된다”고 했지만, 몇 시간 뒤 농식품부는 이를 번복했다.
김두현ㆍ정자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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