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주 ‘신선 2농장’ 살충제 기준치 초과 달걀 수만개 폐기 처분
“그동안 아무 규제나 지침없어… 진드기 박멸 약품 개발 시급”
17일 오후 2시께 양주시 은현면에서 2만3천여 마리의 산란계를 키우는 ‘신선 2농장’ 관계자가 한숨을 내쉬며 푸념하듯 말했다.
이날 이곳 관계자 5명은 창고 안에 쌓아둔 달걀 수만 개를 차례대로 깨트리며 대형 포대에 담고 있었다. 정부가 전날 이곳에서 생산된 계란에 닭 진드기 박멸용에 사용하는 살충제 ‘비펜트린’이 기준치를 초과해 검출됐다고 발표, 폐기 처분에 나선 것이다.
농장주 L씨(50)는 미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보통 쌀이나 과일을 키우는 곳에서 해충 피해를 없애고자 농약을 쓰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마찬가지로 계속된 무더위로 말미암아 진드기 문제로 허가된 약품을 사용했는데 이 같은 결과가 나와 당황스럽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비단 여기만의 문제가 아니다. 대다수 양계장도 여건상 우리와 비슷한 구조이기 때문에 파동은 일파만파 커져 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폐기에 나선 직원들은 앞으로 어떻게 헤쳐나갈지 혼란스러워했다. 이 날만 수천만 원가량의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되는데도 그간 살충제 사용에 전혀 관심조차 없던 정부가 농가를 위한 대책을 내놓고 있지 못해서다.
농장주 L씨는 “그동안 운영에 대한 어떠한 규제나 지침 등도 내놓지 않았는데 외국에서 논란이 된다니까 막무가내로 일을 진행하는 듯하다”며 “진드기를 효과적으로 박멸할 수 있는 해가 없는 약품 개발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더욱이 남겨진 닭을 놓고 언제까지 계란 생산을 중단해야 할지도 전혀 알 수 없어 양계농가의 혼란은 커질 전망이다.
양주시 관계자는 “양계농가의 혼란과 주민들의 불안을 최소화시키고자 노력하고 있다”며 “논란의 계란을 발견한 소비자들은 경기도 재난상황실(031-8030-3493)로 신고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양주=조철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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