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서 역대 두번째 규모 지진… 인천도 안전지대 아니다

올해 백령·연평·강화도 해역서도 5차례 발생
교량·학교·공공건물 상당수 내진 성능 미확보
市 “2030년까지 보강… 연안지반 지질 조사”

포항에서 5.4 규모의 지진이 발생하면서 인천지역도 더 이상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5일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인천에서도 지난 2월23일 백령도 해역에서 규모 3.1 지진을 시작으로 3월28일 연평도 해역(2.2), 7월18일 강화도 해역(2.7), 9월7일 연평도 서남서쪽 해역(2.9) 등 5차례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날 포항에서 역대 두번째 규모의 지진이 발생하기 하루전인 14일에도 백령도 남쪽 75㎞ 해역에서 규모 2.9의 지진이 일어났다.

 

특히 인천에서 발생한 5차례 지진 모두가 해역에서 발생하면서 송도 인천LNG가스생산기지, 서구 원창동에 SK인천석유화학 등 해안가에 있는 위험 시설에 대한 우려도 나타나고 있다.

 

이 밖의 인천지역 주요 시설에 대한 지진 방지 대책도 제자리 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다. 시가 관리중인 교량 215곳 중 내진 성능이 확보되지 않은 시설은 모두 71곳(33%)에 달한다. 특히 내진 성능이 미확보된 교량 중 준공된 지 40년 이상 된 시설도 5곳이나 됐다.

 

인천 지역 학교도 안전하지 않다. 초·중·고교 건물 1천332동이 내진성능을 확보해야 하는 건물로 집계되고 있기 때문이다. 시 교육청은 그동안 매년 2~4억원의 예산으로 소수 학교에 내진공사를 하는데 그쳤다. 이 같은 재정 투입 속도를 고려할 때 내진보강사업 완료 목표연도는 2039년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대규모 지진이 발생할 경우 1천여동이 넘는 초·중고·교 건물이 무방비 상태에 놓여 있다는 의미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지난해 경주시에서 발생한 대형지진 이후 시가 자체적인 경보시스템을 갖추는 내용을 담은 지진 종합 대책’을 수립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다. 시는 내년부터 국내에서 리히터 규모 5.0 이상의 지진이 발생했을 때 소방관서에서 경보사이렌을 울리기로 했다. 또 현재 156대인 민방위 경보사이렌을 200대로 확대 설치하고 인천교통방송 등 지역재난방송사를 통해 지진 상황을 신속히 전파하기로 했다.

 

시 관계자는 “공공건축물 총 940개소 중 내진성능이 없는 481개소에 대해 2030년까지 내진 성능을 보강하고 송도, 청라, 영종 등 연약지반에 대한 지질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라며 “지진방재교육·홍보·훈련 등을 통해 지진 발생시 피해를 최소화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포항에서 5.4 규모 지진의 진동을 인천에서도 느꼈다는 시민들의 신고 전화가 잇따랐다. 인천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현재 “흔들림을 느꼈다”거나 “지진이 발생한 게 맞느냐”는 등의 지진 문의전화 100여 건이 119에 접수됐다. SNS(사회관계망서비스) 등에도 인천에서 진동을 감지했다는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인천 독서실인데 책상 의자와 바닥, 벽이 5초 넘게 흔들리는 게 눈에 보이는 건 물론 심하게 느껴진다’라고 호소했다.

 

주영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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