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물 하중 크게 받는 1층에 벽없이 기둥만 세워 지진 취약
구조적 위험성에도 주차 기준이 강화되면서 유행처럼 번져
2015년 기준 도시형 생활주택 88.4%가 ‘필로티’ 개선 시급
필로티 구조는 1층에 벽 없이 기둥만 세우고 그 위에 건물을 얹는 건축 형식으로 건축비가 저렴해 도심 주택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원룸 건물의 모습이지만 지진에는 취약한 건축 방식으로 꼽힌다.
이런 가운데 포항시내 필로티 구조 건축물들이 지진의 여파로 엿가락처럼 휘어져 버린 모습이 언론과 SNS 등을 통해 공개되면서 필로티 구조 건축물에 대한 시민들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필로티 구조 건축물은 지진에 특히 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건축물의 하중을 가장 크게 받는 1층에 벽이 없이 기둥만 있기 때문이다. 결국 4~8개의 기둥으로 벽면이 나눠 받아야 할 건물 하중까지 모두 떠안는 구조여서 상하ㆍ좌우 진동에 매우 취약할 수밖에 없다.
지난해 4월 일본 구마모토 지진 당시 진원지 인근에서 무너진 노후주택과 목조 주택을 제외하고 시내 철근 콘크리트 건물도 몇십 동이 피해를 봤는데 이 중 80∼90%가 필로티 구조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필로티 건물은 이 같은 구조적 위험성에도 지난 2002년 주택의 주차 기준이 대폭 강화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1층 공간을 주차장으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사생활 보호를 위해 1층을 기피하는 소비자들의 기호에도 맞았고, 크지 않은 평수에 건물을 간편하게 지을 수 있어 중소 건설업자의 구미에도 딱 맞아 유행처럼 번졌다.
실제 국민의당 윤영일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도시형 생활주택 안전실태 결과보고서’를 입수해 분석한 결과, 2015년 기준 전국 도시형 생활주택 1만 3천933단지 중 1만 2천321단지(88.4%)가 지진에 약한 필로티 구조다.
윤 의원은 “건축업자들은 건축비가 싸다는 이유로 필로티 구조를 선호하는 것 같다”며 “1~2인 가구가 거주하는 도시형 생활주택이 화재 및 지진 등 재해에 무방비인 상황인 만큼 개선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안영규 행정안전부 재난관리정책관은 1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포항 지진 대처상황에 대한 브리핑에서 “필로티 건축물의 문제점은 이전부터 지적돼 왔다. 이번에 피해가 있었기 때문에 국토부와 함께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이호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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