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 강타’ 포항은 지금… “집 무너질라” 주민들 여진 공포

이재민 1천536명 발생… 대피소서 뜬 눈으로 밤새워
규모 3.6 등 45차례 여진… 모든 유치원·학교 휴업

▲ 5.4 규모의 강진으로 큰 피해를 입은 경북 포항 일대에 45차례의 여진이 계속되면서 주민들이 크게 불안해하고 있다. 지진 발생 이틀째인 16일 포항시 북구 흥해읍 흥해실내체육관이 계속 늘어나는 이재민들로 붐비고 있다.  조태형기자
▲ 5.4 규모의 강진으로 큰 피해를 입은 경북 포항 일대에 45차례의 여진이 계속되면서 주민들이 크게 불안해하고 있다. 지진 발생 이틀째인 16일 포항시 북구 흥해읍 흥해실내체육관이 계속 늘어나는 이재민들로 붐비고 있다. 포항=조태형기자

“우리 집에 돌아갈 수 있을까요”

16일 오후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실내체육관. 포항 지진 피해 대피소인 이곳에는 주민 800여 명이 대피해 있다. 

전날 규모 5.4의 지진 탓에 뜬눈으로 밤을 지새운 주민들은 여진 걱정에 불안해하는 모습이다. 더욱이 주민들은 겨우 발을 뻗고 누울 수 있을 정도로 협소한 공간에 모여 있다 보니 자리가 부족해 체육관 2층에 설치된 관중석 의자 사이에 쪽잠을 청하는 주민들도 눈에 띄었다.

 

주민들은 다시 집에 들어갈 수 있을지를 가장 걱정스러워 하는 모습이다. 이번 지진을 통해 ‘집도 더이상 안전하지 않다’는 생각이 각인돼 버린 주민들은 마음 편히 집에 돌아갈 수 없을 것이라고 걱정하고 있다. 특히 흥해실내체육관에서 300여m 떨어진 대성아파트 주민들은 지진으로 아파트 벽 일부와 기둥이 무너진 모습에 탄식을 쏟아내기도 했다.

 

두 아들을 둔 김혜민씨(가명·43·여)는 떨리는 목소리로 “밤새 한숨도 못 잤다”며 ”언제 또 지진이 일어날지 몰라 어떻게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포항시 남구에서 온 70대 노인 역시 “지진이 나고 집이 언제 무너질지 몰라 온종일 밖에서 시간을 보냈다”며 “당분간 불안감이 줄어들 때까지 밖에서 지낼 생각”이라고 말했다.

 

지난 15일 5.4 규모의 지진이 강타한 포항은 지진의 공포가 채 가시기도 전인 16일, 40여 회에 달하는 여진으로 또다시 공포에 떨어야 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2분42초께 경북 포항시 북구 북쪽 8㎞ 지역에서 규모 3.6의 지진이 발생했다. 진앙은 북위 36.12도, 동경 129.37도이며 지진 발생 깊이는 8㎞다. 기상청은 이 지진을 전날 발생한 규모 5.4 지진의 여진으로 파악했다.

 

여진은 본진 이후 계속돼 이날 오후 3시까지 총 45회 발생했으며 이 가운데 4.0∼5.0 미만이 1회, 3.0∼4.0 미만이 3회, 2.0∼3.0 미만이 41회였다고 기상청은 전했다.

 

여진이 계속되면서 피해규모도 커지고 있다.

포항시가 발표한 포항지진피해 집계를 보면 이날 오후 6시 기준 총 63명이 지진으로 부상당했다. 이 중 52명은 병원 치료 후 귀가했지만 11명은 입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유시설은 1천213건의 피해가 발생했으며 피해액은 45억1천100만 원이다. 주택은 1천90건, 42억4천300만 원의 피해를 입었으며 상가 피해는 84건, 2억3천800만 원이다. 공장 피해는 1동 3천만 원, 차량파손도 38대에 이른다. 도로와 상수도 등 공공시설 역시 134건의 포항지진피해가 발생했다. 피해액은 24억 원이다. 또 포항지진피해로 1천536명의 이재민이 발생했으며 이들은 11개 대피소에 피신해 있다.

포항시내 모든 유치원과 초ㆍ중ㆍ고교는 휴교했으며 학원과 소규모 사업장도 곳곳에서 휴업에 들어가 시내 전체가 충격에 빠져 있는 모습이다.

포항=정민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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