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료 등 연수익 5억 챙기고 “예산 부족하다” 시설확충 외면
이천시립월전미술관이 공간 부족으로 소장작품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본보 1월 15일자 1면) 있는 가운데 이천시가 월전문화미술재단이 기부한 서울 소재 부동산에서 발생하는 임대 수익 등 연 5억 원 가량을 매년 취득하면서도 미술관 시설 투자에는 인색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15일 이천시와 이천시립월전미술관 등에 따르면 지난 2007년 월전미술문화재단은 월전 장우성 화백의 작품 및 소장품 1천532점을 기부했다. 재단은 이와함께 서울시 종로구 팔판동에 있는 1천628㎡의 대지와 연면적 2천434㎡의 건물도 함께 시에 기부했다.
재단이 기부한 이 건물 상가 5개 등에서 나오는 임대료 등 연수익 5억 원은 이천시금고로 들어가고 있다.
그러나 시는 부동산에서 나오는 연 5억여 원 수익 등을 가져가면서도 수장고 부족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월전미술관에 대해 예산 부족을 이유로 시설 투자 계획조차 세우지 않는 등 시설 투자에 인색했다는 지적이다.
시는 월전미술관 시설유지, 인건비 등으로 한해 평균 11억 원 정도의 예산을 투입하는데 기부받은 부동산에서 나오는 수입 5억 원을 제외하면 6억 원가량만 미술관 운영에 사용하는 셈이다. 시설투자는 지난해 소장품 수납공간을 확충한다며 6천여만 원을 들여 임시방편으로 복도 일부를 수납공간으로 만든 정도에 불과하다.
‘이천시 시립 월전미술관 관리 및 운영 조례’상 수탁운영을 하고 있는 민간시설에 대한 권리의 양도와 구조 및 시설물의 변경을 할 수 없다고 명시돼 있어 시의 지원 없이는 미술관 시설 확충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도내 한 전시기획 전문가는 “월전 선생 개인의 업적 뿐만 아니라 공공의 역할이 있는 미술관이라는 공간 자체를 보더라도 시가 지역 문화예술에 대한 태도 전환을 할 필요가 있다”라며 “내부 공간이 부족해 복도를 개조할 정도라면 미술관 밖에라도 수장고를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 시 관계자는 “기부 상가 임대 수입은 시예산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현재 미술관을 봤을 때 개선할 부분이 있음을 인지하고 있다”면서 “예산 문제로 인해 당장 미술관 공간 확충을 진행하는 것은 어렵지만 미술관에 대한 장기적인 계획 수립을 고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월전 장우성 화백의 작품 및 소장품을 기부받아 지난 2007년 설립한 이천시립월전미술관은 1천500점이 넘는 소장 작품 규모에 비해 수장고가 협소해 소장품이 방치되는 등 제대로 된 소장품 관리 및 전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김정오 손의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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