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한 과밀학급으로 5차례 도전 끝에 설립인가를 받은 화성 봉담1고(가칭)의 개교시기를 기약할 수 없게 됐다. 자금문제로 학교예정부지가 포함된 도시개발사업 추진 자체가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15일 화성시와 경기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화성시 봉담읍 동화리 203번지 일원 29만9천800여㎡에 추진 중인 ‘동화지구 도시개발사업’부지 내에 ‘화성 봉담1고’를 설립키로 하고 지난 2016년 12월 교육부로부터 설립인가를 받았다.
도교육청은 190억여 원의 예산을 확보, 사업부지 내에 학교용지가 결정되면 땅을 사 학교를 건립할 예정이다. 당초 도교육청은 내년에 개교할 예정이었지만 사업이 지연되면서 2020년으로 늦췄다.
그러나 도시개발사업의 실시계획 인가 및 구역지정변경이 답보상태에 머무르면서 2020년 개교는 커녕 학교설립 자체가 불투명해졌다.
민간에 의한 환지방식으로 추진되는 도시개발사업 주체인 ‘동화지구도시개발사업조합’이 60억여원에 달하는 농지보전부담금을 내지 못해 행정절차가 올스톱 된 상태다.
조합이 도시개발구역지정을 받은 다음해인 2016년 농지보전부담금 납부 방식이 ‘사전납부 의무제’로 바뀌면서 이같은 상황이 발생했다. 환지방식이어서 조합은 실시계획 인가 이전에 토지담보로 자금을 대출받을 수도 없다.
이에 조합은 사업지구 내 아파트 건설사들로부터 자금을 끌어와 내년 6월까지 환지계획 인가를 받는다는 구상이지만 실현 가능성은 미지수다.
실시계획 인가와 환지계획 인가 후 용지가 결정돼야만 땅 매입 후 학교건립을 착공할 수 있다.
인구 7만여 명이 밀집한 봉담지역에 고교는 봉담고가 유일, 과밀학급(학급별 평균 학생 수 38.8명)과 원정통학(1천500여명이 왕복 2시간 이상) 문제가 심각한 실정이다.
때문에 봉담지역 학부모들은 지난 2016년 3천500여 명의 서명이 담긴 ‘봉담1고 설립촉구 연명부’를 경기도교육청에 전달하는 등 고교설립 청원운동을 벌였다.
하지만 네차례나 교육부 중앙투자심사위원회에서 탈락했고 지난 2016년 12월 우여곡절 끝에 조건부로 승인을 얻었지만 이번에는 도시개발사업 지연에 발목이 잡혔다.
조합 관계자는 “건설사 등과 협의하며 자금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빠른 시일 내에 사업 시행인가를 승인받는 등 학교가 정상적으로 설립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 관계자는 “동화지구개발사업이 추진될 때까지 무작정 기다릴 수만은 없다. 봉담1고 설립이 장기간 지연될 경우 봉담 지역 학생들의 교육환경이 개선될 수 있도록 다른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봉담1고 개교 지연이 예상되면서 도교육청과 화성시, 조합측은 지난 9월과 이달 13일 주민설명회를 열었다. 설명회에 참석한 주민들은 조속한 신설을 촉구했다.
화성=박수철ㆍ홍완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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