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신년특집_대기업·중소기업 ‘상생경영’] 우리는 운명공동체… 밀어주고 끌어주고 ‘제2의 도약’

삼성전자서비스 직접고용 조인식, 삼성협력사 채용한마당.
삼성전자서비스 직접고용 조인식, 삼성협력사 채용한마당.

우리나라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관계라 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대부분 사람이 단순히 원청과 하청의 관계를 떠올릴 것이다. 최근 이슈인 갑과 을의 관계로 말이다. 지금껏 대기업의 ‘갑의 횡포’가 더러 발생했던 것도 사실이다. 또한, 경제구조 역시 대기업 독식의 경제구조가 자리 잡아 온 점도 우리 국민의 머릿속에 이러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관계에 대한 고정관념이 들어서게 한 원인 중 하나다.

하지만, 딱딱하게만 느껴질 법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관계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대기업들이 중소기업을 위해 보유한 자금과 기술력 등을 풀며 “이제는 같이 살자”며 상생경영에 나서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열린 공정경제 전략회의에서 “상생협력은 협력업체의 혁신성을 높여 대기업 자신의 경쟁력을 높이고 중소기업과 대기업이 함께 성장하는 길”이라며 “우리 경제는 이제 ‘빨리’가 아니라, ‘함께’ 가야하고, ‘지속적으로 더 멀리’ 가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정부 역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이익을 공유하는 ‘협력이익공유제’를 법제화하고 이를 도입한 기업에 세제 혜택을 제공하는 등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상생 협력을 강화하고자 다양한 대책을 쏟아내고 있다. 2019년 황금 돼지의 해인 기해년, 상생의 혁신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상생경영에 한층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편집자주

■ 삼성전자ㆍLG전자 상생 쌍끌이… SK하이닉스 협력사 경영컨설팅

삼성전자는 매년 협력사와의 ‘상생협력데이’를 열고, 동반성장을 다짐하고 있다. 이 행사는 삼성의 전통으로 자리 잡았다.

삼성은 ‘공존공영’의 경영이념을 실현하고 중소기업의 경쟁력 제고와 일자리 창출을 지원한다는 취지에서 다양한 형태의 상생협력 확대 방안을 확대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삼성은 1~2차 협력사 중심으로 운영해 온 협력사 지원 프로그램을 3차 협력사까지 확대하고자 총 7천억 규모의 3차 협력사 전용펀드(상생펀드 및 물대지원펀드)를 추가로 조성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협력사들은 저리로 자금을 대출받아 시설투자와 R&D, 운영자금 등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됐다. 또 동반성장을 하자는 취지로 지금까지 1차 우수 협력사에 지급해온 인센티브를 처음으로 2차 우수 협력사까지 확대했다.

마침내 삼성전자는 같은 해 11월 9천여 명에 달하는 협력사 직원을 직접 고용하는 통 큰 결단을 내리기에 이르렀다. 삼성전자서비스의 직접고용 대상은 협력사의 정규직과 근속 2년 이상의 기간제 직원으로, 수리협력사 7천800명, 상담협력사(콜센터) 900명 등 총 8천700여 명 규모다.

LG전자 역시 모범적인 협력사와의 상생협력 경영을 추구하고 있다. LG전자는 협력사를 대상으로 △생산성 향상을 위한 컨설팅 지원 △무이자·저금리 대출 △무료 교육 등 다양한 지원 정책을 꾸준히 펼쳐오고 있다. 매년 협력회를 열고, 동반성장과 관련해 지난해 주요 성과를 공유하고, 생산성 및 품질 향상에서 탁월한 성과를 낸 협력회사를 선정해 시상해 협력회사의 사기 진작에도 노력하고 있다. LG전자는 앞으로 협력회사의 제조경쟁력을 끌어올리고자 생산라인 자동화, 정보화 시스템 구축 등을 지원하겠다고도 밝혔다.

SK하이닉스도 오는 2022년까지 추진 중인 ‘지속경영 미션’과 ‘중장기 목표’에 협력사 상생을 위한 사회적 가치 파트너십 컨설팅을 주요 과제로 담고 이를 실현해 나가고 있다. 이를 위해 협력사의 환경ㆍ안전ㆍ보건, 인권ㆍ노동, 윤리 등 지속경영 전 분야에 걸쳐 컨설팅을 확대할 방침이다.

대-중소 상생협력을 통한 스마트공장 구축 기업인과의 대화, 삼성전자 자매마을 생산제품 구매하기.
대-중소 상생협력을 통한 스마트공장 구축 기업인과의 대화, 삼성전자 자매마을 생산제품 구매하기.

■ 생산 인프라 확충 위한 협력사 스마트공장 구축

국내 대기업들은 스마트공장 구축을 통한 중소기업들의 생산 인프라 확충에도 뛰어들고 있다.

스마트공장은 제품 제조 과정에서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해 자동 제어가 가능한 생산 시스템이다.

삼성전자는 작년 10월 중소벤처기업부, 중소기업중앙회와 함께 국내 중소기업을 위한 ‘스마트공장 보급ㆍ확산 협력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을 통해 삼성전자와 중기부는 앞으로 5년간 각각 100억 원씩 총 1천억 원을 마련해 국내 2천500개 중소기업에 스마트공장 구축을 확대한다.

삼성전자는 스마트공장 구축이 협력회사뿐만 아니라 국내 일반 중소기업의 종합적인 경쟁력을 강화해 매출을 확대하고, 제조현장 혁신을 통해 기업문화를 개선하며, 중소기업 혁신기반을 마련하는 등 사회적 가치창출에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스마트공장 확대에 따라 1만 5천 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된다.

포스코는 앞으로 5년 동안 중소기업 상생형 스마트공장 지원 사업에 200억 원을 기부금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포스코는 특히 스마트공장 지원 대상을 선정할 때 지금껏 거래하지 않았던 중소기업 비중을 50% 수준으로 할 방침이다. 더 많은 중소기업의 참여를 독려하려는 것이다.

한편, 정부는 오는 2022년까지 스마트공장 3만 개를 구축하고 스마트 산업단지 10곳을 조성할 계획이다. 스마트공장 3만 개라는 수치는 국내 10인 이상 중소 제조기업 6만 7천여 개 중 절반에 해당하는 수치다. 정부 목표대로라면 일자리는 6만 6천 개, 매출은 18조 원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 대ㆍ중소기업 상생·협력에 경기도가 앞장선다

지난해 11월 고양 킨텍스에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상생 협력과 관련된 의미 있는 행사가 열렸다. 바로 ‘2018 하반기 대형유통망 구매상담회’다. 도내 대기업과 중소기업 관계자 간 만남의 장을 마련해 이들에게 상생ㆍ협력의 기회를 제공하려는 것이다.

상담회에는 도내 중소기업 168개사가 참여해 소셜커머스·홈쇼핑·대형마트 등 유통대기업 36개사에서 파견된 45명의 구매담당자와 열띤 상담을 벌여 눈에 띄는 계약 추진 성과를 달성했다.

상담회에 참석한 대기업과 중소기업 관계자들은 중소기업의 기능적인 제품을 직접 보고, 적극적으로 상담함으로써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협력체계 구축의 장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이소춘 도기업지원과장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상생을 통한 동반 성장에서 한국경제의 신성장 동력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혁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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