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매립지 후보지 내달 발표, 화성·평택·안산 거론
4자 협의체 간 공동용역… 높은 순위 받으면 불리
지역주민 반발 예고… 道 차원 선제적 대응 시급
경기도 내 연간 370만t 규모의 쓰레기 매립지 조성 가능성이 높아진(본보 2018년 9월 14일자 1면) 가운데 대체매립지 후보지 발표가 10여 일 앞으로 다가왔다. 유력 후보지로 화성 화옹지구, 평택 남양호, 안산 시화호 부근 등이 거론되고 있지만 정작 발 빠르게 나서야 할 경기도는 느긋한 모양새다. 쓰레기 매립지가 어떤 혐오시설보다 큰 주민 반발을 가져올 것으로 예측되는 만큼 도 차원의 선제 대응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8일 도에 따르면 다음 달 중순께 수도권 대체매립지 조성을 위한 후보지 3곳가량이 공개될 예정이다. 도와 인천시, 서울시 등이 지난 19일 관련 연구용역 업체로부터 결과보고서(후보지 3~10곳에 대한 매립지 조성 적합성)를 전달받고, 세부 조정 작업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도와 인천시, 서울시 등은 다음 달 후보지 공개 전까지 후보지 위치 등에 대한 정보를 누설하지 않는다는 보안각서에 서명, 보고서 내 후보지는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다만 지역정가에서는 화성 화옹지구, 평택 남양호, 안산 시화호 부근, 인천 영종도 일대 등이 후보지에 포함됐다는 입 소문이 급속하게 퍼지고 있다. 서울은 1곳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경기도 쓰레기 폭탄설’이 다음 달 최종 보고회에서 사실로 드러나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최종 보고회에서는 후보지별 순위까지 책정, 경기지역이 높은 순위를 받으면 향후 대체매립지 조성 논의에서 불리한 위치에 놓이기 때문이다. 매립지 이전시 연구용역의 결과를 의무적으로 따를 강제성은 없지만, 4자 협의체(환경부ㆍ경기도ㆍ인천시ㆍ서울시) 간 공동용역의 결과인 만큼 무작정 무시할 수는 없다.
수도권 대체매립지 조성은 현재 사용하는 인천 수도권매립지 제3-1 매립장이 포화상태에 달하는 2024년께 이뤄질 전망이다. 2015년 4자 협의체는 제3-1 매립장 사용이 끝날 때까지도 대체매립지를 확보하지 못하면 매립지 잔여부지의 최대 15%(106만㎡) 범위에서 추가 사용할 수 있다는 단서 조항을 달았지만, 인천시는 추가 매립장 조성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뜻을 고수하고 있다.
이처럼 도내 ‘쓰레기 폭탄’이 넘어올 가능성은 점점 커지고 있지만 도는 사실상 대응책이 없다. 이에 용역결과가 발표되면 객관적 자료와 함께 인천지역이 주도하는 여론몰이에 휩싸여 대체매립지가 경기지역에 들어설 가능성도 크게 전망된다. 또 군 공항 문제 등으로 이미 고통받는 화성 화옹지구 등에서 강한 지역주민의 반발이 발생, 도내 지역갈등도 우려된다.
이와 관련, 도 관계자는 “연구용역에서 후보지로 지목되더라도 반드시 그 지역에 매립지가 들어서는 것은 아니다”라며 “아직 매립지 후보지 결정에 대한 공식발표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도가 입장을 표명할 단계는 아닌 것 같다. 결과 발표 이후 충분한 논의를 거쳐 대응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여승구ㆍ김태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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