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인천·서울 공동 건의문
대체지 선정 놓고 ‘동상삼몽’
“환경부 조정·중재 역할” 촉구
‘쓰레기 폭탄’인 수도권매립지의 대체지 선정을 놓고 지자체 간 의견 대립만 지속, 경기도의 역할이 키 포인트로 떠오른(본보 4월 19일 자 1면) 가운데 경기ㆍ인천ㆍ서울 등 수도권 지자체가 뜻을 모았다. 기존 매립지 포화시점이 지자체를 압박, ‘쓰레기 대란’이 현실로 다가오면서 당사자 간 다툼보다는 정부 차원의 지원 및 중재가 절실했기 때문이다. 정부가 수도권 지자체의 공동 건의문에 응답할 경우 공모 방식을 통한 ‘평화적 매립지 조성’은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경기도와 인천ㆍ서울시 관계자는 12일 환경부를 방문, ‘수도권매립지 대체지 조성을 위한 환경부의 조정ㆍ중재를 촉구하는 공동 정책 건의문’을 전달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 박남춘 인천시장, 박원순 서울시장의 직인이 찍힌 건의문은 조명래 환경부 장관에게 직접 전달될 예정이다.
이날 제출된 공동 건의문에는 “향후 조성할 대체매립지를 놓고 3개 시ㆍ도의 입장 차이, 입지 지역 지자체와 지역주민 갈등, 정부 재정지원 등 풀어야 할 난제들이 많을 것”이라며 “이를 해결하려면 환경부의 조정ㆍ중재 역할이 필요하다. 환경부가 3개 시ㆍ도와 대체매립지 조성의 공동주체로서 함께 수행해 줄 것을 간곡히 건의 드린다”고 명시됐다.
수도권 3개 시ㆍ도가 대체매립지 현안과 관련, 정부에 공통된 입장을 공식적으로 전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존 매립지 이후로 대체 매립지를 원하지 않는 인천, 대체 매립지를 떠안기 거부하는 경기, 매립지 후보지가 없으면서 상황을 관망하는 서울 등 각자 동상이몽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 인천시 서구에 소재한 수도권매립지의 매립 한도가 2024년으로 예측되면서 상황이 급박해졌다. 2025년 이후에는 쓰레기를 처리할 곳이 사실상 없어지는 셈이다. 더구나 대체매립지 조성을 위한 용역 결과가 일부 유출되면서 후보지 주민들의 반발이 이어지는 등 수도권 지자체만으로 문제를 신속히 해결하기 어려워졌다. 매립지 유치를 원하는 지자체에 재정적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안이 검토됐으나 2천500억 원 이상의 재원 확보가 문제였다.
이에 수도권 지자체는 환경부를 협상 테이블로 초빙하고 나섰다. 현 매립지가 1980년대 후반 국가 주도로 조성된 것인 만큼 당위성도 있다는 주장이다. 특히 정부가 공모 과정에서 인센티브를 지원시 이르면 다음 달 공모 진행도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도 관계자는 “대체매립지 조성을 환경부가 주도하고 매립지 공모시 파격적인 인센티브 제공이 필요하다는 점에 대해 인천ㆍ서울과 공감대를 형성, 정부에 공동 건의서를 제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환경부 관계자는 “3개 시ㆍ도가 제출한 건의서에 대한 즉각적인 입장을 표명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며 “조만간 내부적 논의를 거쳐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한편 청와대는 최근 수도권 지자체와 함께 수도권매립지 대체지 조성에 대한 간담회를 개최한 바 있다. 이 자리에서 김우영 청와대 자치발전비서관은 “환경부가 적극적인 자세를 취해야 한다는 점에 공감하고, 수도권 3곳이 건의한 부분이 실현되도록 관계기관과 입장을 조율하겠다”고 밝혔다. 여승구ㆍ김해령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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