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의 추억… 남은 6개 사건과 연관성 입증 ‘관건’

증거물 3건과 DNA 일치 용의자, 1차 조사서 혐의 부인
경찰 “공소시효 상관없이 수사” 진범 확인 위해 자백 숙제로

경찰이 33년 간 최악의 미제 사건으로 남아있던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용의자를 특정해 수사 중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특히 배용주 경기남부지방경찰청장은 공소시효와 상관없이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역사적 진실을 반드시 밝히겠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나머지 6건의 범죄 사건과 용의자와의 연결고리를 입증하고 용의자로 지목된 A씨(56)의 자백진술을 받아내야 하는 것은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있다.

경기남부청은 19일 오전 9시30분 화성연쇄살인사건 수사 과정에 대한 백 브리핑을 개최했다. 이날 브리핑 자리는 쏟아지는 기자들의 질문에도 불구, ‘수사 중’이라는 이유로 구체적인 답변은 이뤄지지 않았다.

대신 브리핑 말미에 예고 없이 등장한 배 청장은 진실 규명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배 청장은 “지금 이 사건을 보면서 정말 천우신조라는 생각이 든다”며 “참혹하게 살해당한 피해자들의 사건 기록을 보면서 지금도 억장이 무너지는데, 구천을 떠도는 피해자 원혼들이 사건을 해결하도록 했다는 숙연함을 느낀다. 반드시 피해자들을 위해 진범 확인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이어 배 청장은 “지금은 DNA 결과를 통보받은 상태로, 수사의 지극히 초기 단계”라며 “이제 수사팀을 꾸리고 용의자가 사건의 범인인지 면밀히 확인할 계획”이라며 수사가 본 궤도에 오르기까지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요청했다.

용의자 조사 진행 여부에 대한 질문에 배 청장은 “부산교도소에서 1차례 용의자 조사를 진행했지만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고있다”며 “조사라는 게 1회에 끝나는 것이 아니다. 각각의 많은 범죄사실이 있기 때문에 추가 조사를 통해 사실확인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확보된 3건의 DNA 외에 나머지 6건의 남은 과제도 경찰이 풀어야 할 숙제다.

우선 현재 경찰이 확보한 단서는 용의자 A씨(56)의 DNA가 모두 10차례의 화성사건 가운데 5ㆍ7ㆍ9차 사건의 3가지 증거물에서 검출된 DNA와 일치한다는 사실을 통보받아 수사를 진행 중이다. 그러나 화성연쇄살인사건으로 정의된 10차례의 사건 중 모방범죄로 드러난 8차 살인사건을 제외한 6차례 범행을 입증할 만한 명백한 단서는 현재 없는 상태다. 또한 1차 조사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한 용의자를 상대로 자백을 이끌어내야 하는 과제도 남아있다.

현재 경찰은 나머지 사건들의 증거물 분석을 통해 A씨와의 연관성을 찾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반기수 수사본부장은 “나머지 사건의 증거물에 대해서도 DNA 분석이 진행되고 있지만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양휘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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