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의 한 사학재단에서 대규모 채용비리 의혹이 제기돼 경기도교육청이 감사에 착수했다.
24일 도교육청에 따르면 도교육청 감사관실은 최근 학교법인 A학원이 정규교사 13명을 신규채용하는 과정에서 채용비리 의혹 신고가 접수돼 지난 17일부터 본격적인 감사에 돌입했다.
A학원은 지난 1월3일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국어, 한문, 역사, 도덕ㆍ윤리, 수학, 영어, 지리, 미술, 체육, 음악 등 10개 교과목에 해당하는 중ㆍ고교 정교사 13명을 채용한다는 ‘2020학년도 정규교사 채용공고’를 냈다. 이어 2월10일 지원자 전체를 대상으로 교육학과 전공교과 1차 지필평가를 실시하고 2차 수업시연, 3차 심층면접을 통해 13명을 최종 선발했다.
그 과정에서 A학원은 교육부의 ‘사립 초ㆍ중ㆍ고등학교 교원 신규채용 표준 매뉴얼(2019.1)’에 따라 교원 신규 채용 시 사립학교의 관할청(시ㆍ도교육청)과 과목별 채용인원을 사전에 협의해야 하지만 A학원은 자체 채용을 강행 후 도교육청에 임용보고하고 교직원 인건비나 운영비 등을 지원하는 사립학교 재정결함보조금을 신청했다.
문제는 최종합격자 13명이 A학원에서 기간제교사로 근무한 적이 있어 학교법인 측의 ‘제 식구 감싸기식’ 채용인사가 아니냐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합격자들의 지필평가 점수가 차점자와 최대 40점까지 차이가 나 시험지 사전 유출 의혹까지 제기돼 도교육청이 신규임용 과정 전반에 대해 감사를 진행하고 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A학원의 정교사 채용과정에 부적정함이 있었는지 감사 중”이라며 “감사 중인 사항이라 자세하게 언급할 수 없지만 감사 결과에 따라 사회적 파장이 엄청 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직 감사 초반 단계라 한 달 정도 기간을 두고 감사를 진행할 예정이며 관련 의혹에 대해 감사에서 밝히지 못한 부분은 관계기관에 수사를 의뢰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학교법인 A학원 관계자는 “해당 사안으로 도교육청 감사를 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현재 진행 중인 만큼 감사 내용에 대해선 자세히 말하기 어렵다”며 “일부 사립학교는 위탁채용을 하기도 하지만 이는 교육감 권한 사항이 아니며, 우리 학교의 경우 이번 채용은 사립학교법에 맞게 임명권자가 진행한 것”이라고 밝혔다.
강현숙ㆍ이연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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