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3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바람핀 남편 닮아가는 딸'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다소 충격적인 내용 탓에 당시에도 커뮤니티 내에서 논란이 된 글이었다.
해당 글에 따르면 글쓴이는 3년 전 남편이 바람을 피우다 걸리고, 적반하장 이혼 얘기까지 꺼내자 중학생 딸에게 "아빠와의 이혼을 막아달라"고 부탁했다. 덕분에 이혼은 일단락 됐지만, 문제는 그 후부터였다.
글쓴이는 딸에게서 아빠의 모습을 봤다며 뺨을 때리며 교육했다고. 아빠와 닮은 못된 점 하나씩 말하게 하고 스스로 생각하게 훈련시켜서 10개로 시작해 하루에 2개씩 늘려가는 가혹행위도 했다. 그리고 대답을 못 할 때마다 뺨을 때렸다.
글쓴이는 "딸의 그 못된 아빠 닮은 말투나 성격...지금 뜯어고치지 않으면 평생 저 원망할 것 같았다"며 "그리고 동생을 자꾸 미워하는 마음을 갖고 있어서 나이 차이도 5살이나 나는데 똑같이 굴려고 해서 그것도 훈련시키는 중인데 힘들다"고 토로했다.
또 "게으르고 막판에 몰아서 하는 성격도 딱 지 아빠. 진짜 막말로 어디 가둬놓고 줘 패고 싶단 말이 목구멍까지 나오는데 학대하면 안되니 참고 또 참고 딸을 위해 인내하며 산다"면서 어떻게 아이의 성격을 고칠 수 있나고 조언을 구하기도 했다.
뒤늦게 이 글을 접한 한 누리꾼은 "이 글을 읽고 잠이 안 왔다. 진짜 사실일까봐"라며 "계속 읽으면서 자작(스스로 만듦)이겠지 싶다가도 만 분의 1 확률로 자작이 아니면 어떡하지? 이 중학생 딸 아이가 어딘가에서 정말 학대당하고 있다면? 이 엄마가 진짜 미쳐돌아서 이 글을 올린거라면? 별별 생각이 들어서 아동학대로 신고했다"고 밝혔다.
이후 경찰에서 이 누리꾼에게 연락이 왔다. 딸의 뺨을 때렸다는 글의 작성자는 이미 몇 년 전 미국으로 출국했고, 미혼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이딴 걸로 자작하지 말라"고 분노한 누리꾼은 "어머니가 자작글도 못 알아보냐고 등짝 때리는 걸로 마무리 됐다. 그래도 자작이라 다행이다"며 신고 후기를 마무리했다.
다른 누리꾼들은 "님 같은 분이 계셔서 그나마 이 나라가 정상적으로 굴러가는 거다. 자작이었든 뭐든 간에 잘 하셨다" "수가셨다" "대단하시다. 신고해주셔서 감사하다" "본문보고 저도 철렁했는데...실제 일어난 일이 아니라니 다행이다" "신고정신 칭찬" 등의 반응을 보였다.
장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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