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당국이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의 등교를 강행하면서 학생·학부모·교사의 불안이 극에 달했다.
당장 학교는 가야하는데, 인천지역에서 코로나19가 재확산하면서 감염에 대한 우려를 떨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인천의 한 고교 3학년 A양은 “한 학원강사의 거짓말 때문에 많은 학생과 택시기사까지 확진 판정을 받았는데, 이대로 등교해도 되는건지 너무 불안하다”며 “어느때보다 공부에 집중해야 할 시기인데, 하루종일 마스크를 쓰고 있을 생각을 하면 자퇴까지 고려하게 된다”고 했다.
또다른 고교 3학년 B양(18)은 “만약 학교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생기면 학교를 아예 못 가는 것이 아니냐”며 “다른 학교 학생이 등교하는 사이에 수업을 못 듣게 될까 불안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학부모의 불안도 만만찮다.
고3 아이를 둔 C씨(49)는 “수업시간은 잘 관리하겠지만, 쉬는시간에 선생님 눈을 피해 아이들끼리 접촉하거나 할 수 있는 것 아니겠느냐”며 “우리 딸은 아토피도 있는데, 하루종일 마스크를 쓰고 수업을 듣다 상태가 악화될까봐 걱정”이라고 했다.
온라인 강의에 이어 이제 방역까지 책임져야하는 교사들의 부담은 더 커졌다.
수업 준비만으로도 벅찬 상황에서 아이들의 방역수칙 준수 여부까지 직접 챙겨야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마스크를 쓴 상태로 수업을 진행해야하는 고충도 있다.
인천의 한 고등학교 교사 D씨는 “학생들이 방역수칙을 잘 지키고 있는지 계속 신경써야한다”며 “수업 때 마스크와 페이스 쉴드(투명 가림막)까지 착용하다보니 노동강도는 더욱 높아질 수 밖에 없다”고 했다.
그는 또 “화장실가는 시간, 식사시간까지 다 챙길 수 없으니 결국 아이들 자율에 맡겨야 하는데, 현장 교사들은 불안해하는 상황”이라며 “방과 후에 아이들끼리 어울리는 등의 문제도 생길 수 있어 교육청 차원에서 방역 인원을 충원해줬으면 한다”고 했다.
도성훈 교육감은 이 같은 교육계 안팎의 우려를 의식한 듯 이날 오후 5시 30분 긴급담화문을 발표했다.
도 교육감은 “등교수업은 모두가 기다리던 일이지만, 학생들의 배움은 잇고 안전은 지켜야하는 큰 과제가 남아있다”며 “등교수업이 안전하게 이뤄지기 위해서는 학생과 학부모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를 극복할 때까지 끝까지 방심하지 말고 함께 힘과 지혜를 모아주시길 당부드린다”고 밝혔다.
이수민기자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