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인천시, 영종 호텔 2곳에 해외 입국자 격리 추진… 주민 거센 반발

보건복지부가 인천 영종도에 있는 로얄엠포리움호텔과 하워드존슨호텔을 해외 입국자 임시생활시설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전국에 있는 15개 임시생활시설 중 대부분이 본래 기능으로 복귀해 현재 운영 중인 곳도 민간 숙박시설으로 복귀하는 것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천 영종도가 거주지가 불명확한 해외 입국자를 모두 떠안는 형국이라 지역 주민들은 중앙정부의 이 같은 방안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19일 인천시에 따르면 중앙사고수습본부 임시생활시설 지원팀장과 박규웅 건강체육국장 등은 지난 17일 영종동행정복지센터에서 임시생활시설 지정 관련 주민대상 사전 설명회를 했다. 이날 설명회에서 방역당국은 영종도에 있는 3성급 로얄엠포리움호텔과 4성급 하워드존슨호텔을 임시생활시설로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방역당국은 규모와 공항에서의 이동거리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했다고 해외 입국자 임시생활시설 지정 검토 이유를 제시했다. 로얄엠포리움호텔과 하워드존슨호텔은 각각 406객실, 420객실이 있어 모두 826객실을 확보할 수 있다. 거주지가 불명확한 해외 입국자를 모두 수용해야 하는 만큼 어느정도 규모가 있는 시설이어야 한다는 게 방역당국의 입장이다.

다만 방역당국은 이들 호텔을 해외 입국자 임시생활시설로 확정한 것은 아니라고 부연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 영종 내 더 적합한 호텔이 있는지 조사하겠다고도 했다.

하지만 거주지가 불명확한 단기 해외 입국자를 모두 영종도에서 격리해야 하는 상황이라 영종도 주민들은 이날 사전 설명회자리에서 “중앙정부가 (우리에게)희생만을 강요한다”며 반발했다. 주민들은 호텔 인근에 학교가 있는 점과 영종 내 종합병원이 없어 응급상황 시 긴급 대처가 어려운 점, 주민 밀집지역인 점 등을 감안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정부는 감염병 등 종합병원을 지으려했는데, 기획재정부에서 예비타당성 조사 등이 필요하다는 입장에 따라 국회 심사 과정에서 관련 예산이 없어진 상태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아직 이들 호텔을 해외 입국자 임시생활시설로 확정한 것은 아니다”라며 “지역 주민들과 더 소통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승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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