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견된 혼란… 고3 2명 확진, 등교 2시간 만에 집으로

코인노래방 이용, 학원강사發 감염… 지역 확진자 총 140명
66개교 1만3천여명 귀가… 오늘 학력평가도 온라인 진행
市교육감, 등교연기 요청 불구… 교육부 강행 비판 목소리

고등학교 3학년 등교 첫 날인 20일 인천시 미추홀구에서 코로나19 고3 확진자 2명이 발생해 미추홀•중•동•남동•연수구 내 고등학교 66곳의 학생 전원에 대한 귀가 조치가 내려진 가운데 미추홀구 인명여자고등학교학생들이 핸드폰으로 가족 등에게 안부를 전하며 학교를 빠져 나오고 있다. 장용준기자
고등학교 3학년 등교 첫 날인 20일 인천시 미추홀구에서 코로나19 고3 확진자 2명이 발생해 미추홀•중•동•남동•연수구 내 고등학교 66곳의 학생 전원에 대한 귀가 조치가 내려진 가운데 미추홀구 인명여자고등학교학생들이 핸드폰으로 가족 등에게 안부를 전하며 학교를 빠져 나오고 있다. 장용준기자

교육부의 고집이 결국 화를 불렀다. 20일 등교 2시간여만에 인천지역 고교 66곳의 고3 학생 1만3천여명이 귀가조치를 받으면서 예견한 참사에 따른 교육 현장의 혼란과 불안만 키웠다는 지적이다.

이날 인천시와 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이태원 클럽에 다녀온 코로나19 인천 102번 확진자 A씨(25)와 관련해 6명의 확진자가 추가로 나왔다.

이들 중 2명은 등교 대상이던 고3 학생이다. B군(18)과 C군(18)은 친구사이로 102번 확진자와 접촉한 학원수강생 119번 확진자가 다녀간 미추홀구 비전프라자 내 코인노래방을 지난 6일 이용했다. 이후 12일 각각 재채기 및 가래증상이나 인후통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서 19일 옹진군보건소에서 방문 검체 검사를 받고 20일 확진판정을 받았다. C군은 연수구 세경아파트 상가 2층에 있는 서울휘트니스에 지난 7일, 9일, 12일에 각각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B군과 C군 가족에 대한 검체검사에서 B군의 모친(45)과 동생(12), C군의 모친(45) 등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밖에도 이태원 클럽을 찾은 경기 군포시 확진자의 접촉자(28)도 이날 확진판정을 받았다.

특히 시교육청은 고3학생 2명이 확진판정을 받자 이들이 다녀간 중구(14곳)와 동구(4곳), 미추홀구(15곳), 연수구(16곳), 남동구(17곳) 소재 고교 66곳의 학생 1만3천여명을 모두 귀가조치했다.

또 확진자가 다닌 연수구 체육학원 이용자인 학생 145명과 접촉자 700여명에 대한 검체검사 결과가 나오는 22일까지 66곳의 학교 모두 원격온라인 수업을 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21일 치를 예정이던 전국연합학력평가도 66곳의 학교 학생은 원격시험을 치러야 한다. 인천지역 학생들은 별도의 답안지를 제출하지 않고, 전국 결과를 바탕으로 자신의 성취도를 확인하는 셈이다. 이미 지난 4월 치러진 학력평가도 원격으로 치러져 전국 단위의 성적을 받지 못한 인천지역 학생들이 또다시 깜깜이 시험을 치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같은 상황을 우려한 도성훈 인천교육감은 이미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에게 여러차례 등교 연기를 요청했다. 인천에서 102번 확진자발 감염이 확산하는 만큼 등교를 강행하긴 어렵다는 게 이유다.

하지만 유 장관은 인천만 등교를 늦출순 없다는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전해진다. 교육부는 이태원발 코로나19가 확산하고 있던 지난 14일 박백범 교육부차관 주재 브리핑에서 고3 학생에 대한 등교 강행 의사를 밝혔다.

이어 지난 16일에도, 등교를 하루 앞둔 19일에도 교육계 안팎의 우려의 목소리를 뒤로하고 “이태원발 코로나19가 관리되고 있다”며 등교를 미룰 수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하지만 등교 시작 단 2시간만에 교직원이 밤새 준비한 등교 수업이 수포로 돌아가면서 교육부의 섣부른 판단에 대한 비판이 크다.

이날 오후 3시 30분께 대책회의를 위해 시교육청을 찾은 유 장관은 이 같은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고 황급히 걸음을 옮겼다. “예견된 일 아니냐”, “이대로 등교가 가능하냐”는 질문이 쏟아졌지만, 보좌진은 기자들의 접근을 차단했고 유 장관은 웃는 표정으로 회의실로 향했다. 이후 2시간여에 걸친 회의를 마친 이후에도 어떤 질문에도 답하지 않고 시교육청을 떠났다.

한편, 이날 인천지역에서 추가확진자 6명이 나오면서 인천의 코로나19 확진자는 총 140명으로 늘었다. 이중 102번 확진자 관련은 본인 포함 30명(용인 확진자 제외)이다.

김경희·이승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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